14일 오후 7시33분께 강릉시 옥계면 낙풍리 동해고속도로 속초방향 강릉1터널 인근에서 발생한 7중 추돌사고 사고 현장의 모습.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지난 14일 새벽부터 강원도 미시령에 52㎝의 폭설이 내리는 등 동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리면서 7중 추돌사고가 발생하고 도로와 탐방로 곳곳이 통제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5일 오전 10시 현재 강원도내 적설량은 미시령 52㎝, 향로봉 48.3㎝, 진부령 31.0㎝, 설악동 29.3㎝, 조침령 19.7㎝, 강릉 성산 19.2㎝, 오색 18.9㎝, 강릉 왕산 16.8㎝, 삽당령 15.2㎝ 대관령 15.0㎝ 설악산 13.6㎝ 등이다.
이처럼 많은 눈이 내리자 강원도는 13일 밤 10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하고 대응에 나섰다. 재난안전대책본부는 먼저 상습 결빙지역인 인제와 고성을 잇는 미시령 옛길과 영월 군도 15호선, 농어촌도로 102호선과 302호선, 원주 군도 8호선과 11호선 등을 통제 조처했다. 또 설악산 진입 구간인 목우재 도로와 춘천 사북면 말고개와 배후령, 새밑고개 등 3곳도 도로를 막고 우회 조처하고 있다. 태백산과 설악산, 치악산, 오대산 등 국립공원 주요 탐방로로 통제되고 있다.
재난안전대책본부는 결빙 우려지역 순찰 강화와 출근길 교통안전을 위해 시가지도로에 제설제를 사전 살포하도록 조처했으며, 마을방송과 재해문자 등을 통해 도민들이 대설에 대응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또 폭설 이후 이어질 한파로 인한 동파 등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생활민원 긴급지원반을 꾸리고 한파 취약계층에 대해 방문하거나 전화로 안부를 확인하는 등 안전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강원도 동해안 일대에 많은 눈이 내린 가운데 제설차가 강릉시내에서 도로에 쌓인 눈을 치우고 있다. 강릉시 제공
폭설에 교통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7시33분께 강릉시 옥계면 낙풍리 동해고속도로 속초방향 강릉1터널 인근에서 7중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60대 남성 등 2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밖에 영동고속도로 인천방면 만종분기점 인근과 서울양양고속도로 양양방면 등에서도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강원지역에는 북부와 중부 산지에 대설경보가 발효 중이며, 나머지 지역에는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강원지방기상청은 내일까지 동해안에 눈이 강약을 반복하며 이어지면서 시간당 2~3㎝ 정도의 강하고 매우 많은 눈이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경기도에도 동두천·연천·포천·가평·여주·양평 등 6개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됐다. 이들 지역의 적설량은 2㎝ 안팎으로, 오전 10시 현재까지 도로 통제 구간은 없으며, 피해 신고도 접수되지 않았다. 하지만 기온이 점차 내려가면서 서울과 중부지방, 경북 북부에도 비가 눈으로 바뀌는 등 눈이 오는 지역이 확대될 전망이다.
양원모 강원도재난안전실장은 “이번 눈은 습한 눈이 오랜 시간 동안 이어져 축사와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피해가 우려된다. 피해 예방을 위한 행동요령을 숙지하고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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