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지역 청소년 35명이 오는 20일 오전 11시 시청 공원에 자리한 원주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청소년 지킴이단 발대식’을 열 참이다. 사진은 2015년 건립된 원주평화의 소녀상. 원주시민연대 제공
한국인 청년들이 평화의 소녀상에 침을 뱉어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강원도 원주지역 청소년들이 소녀상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원주시민연대는 20일 오전 11시 원주시청 공원에 있는 원주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청소년 지킴이단 발대식’을 연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발대식에는 지역 중·고등학교 재학 중인 청소년 35명이 참여한다.
청소년 지킴이단은 이날 발대식을 시작으로 소녀상 청소 등 훼손방지 활동을 펼 계획이다. 또한 지킴이단이 중심이 돼 시낭송회와 노래공연 등 할머니들의 뜻을 기리는 다채로운 행사도 개최할 계획이다. 원주시민연대는 인터넷 모집 공고와 청소년 동아리들을 대상으로 지원자를 받아 청소년 지킴이단을 선정했다.
원주시민연대는 앞으로 청소년 지킴이단과 함께 학교를 직접 찾아가는 소녀상 교육 사업도 펼 계획이다. 원주시민연대는 지난 3월부터 정의기억연대와 협력해 두 달 동안 강사 양성 아카데미를 진행했고, 그 결과 12명의 강사를 배출했다. 이 강사들은 지역 초중고등학교를 방문, 해마다 5천여명을 대상으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명예회복과 역사적 의미,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 염원, 인권 침해 방지 등에 관해 가르칠 계획이다.
또 원주시민연대는 다음 달 14일 오후 7시 평화의 소녀상 제막 기념 시민문화제도 열기로 했다.
원주평화의 소녀상은 광복 70돌을 맞아 2015년 8월15일 건립됐다. 특히 자유총연맹과 원주시민연대, 민주노총, 천주교, 기독교, 불교, 원불교 등 지역 내 65개 보수·진보·종교단체가 함께 힘을 모아 건립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또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공조형물 건립 및 관리조례에 따라 공공조형물로 선정돼 시민교육의 현장으로 관리되고 있다. 매월 둘째 주 수요일 오전 11시 수요집회가 열리며 현재까지 44차례 수요집회가 진행됐다.
김미숙 원주시민연대 사무국장은 “그동안 일부 청소년들이 삼삼오오 모여 개인적인 차원에서 소녀상 청소 등 봉사활동을 했다면 앞으로는 지킴이단 활동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보다 체계적이고 확대된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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