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새벽 1시1분께 삼척시 오분동 인근에서 주택지 사면이 붕괴하면서 집을 덮쳐 김아무개(77·여)씨가 숨졌다. 사진은 구조현장 모습. 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제18호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강원도 삼척과 강릉 등 영동지역에 폭우가 쏟아져 70대 1명이 숨지고 주택이 침수되는 등 인명·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강원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태풍으로 1명 사망, 이재민 16가구(18명), 긴급대피 65가구(113명), 주택 40여채 침수 등의 피해가 접수됐다고 3일 밝혔다.
이날 새벽 1시1분께 삼척시 오분동 인근에서 주택지 사면이 붕괴하면서 토사가 김아무개(77·여)씨의 집을 덮쳤다. 이 사고로 안방에서 잠을 자던 김씨가 장롱에 깔렸다. 사고 직후 119구조대가 출동해 김씨를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또 삼척 근덕면과 원덕읍, 정라동에 대피령이 내려져 주민 100여명이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폭우로 주택과 도로 곳곳이 침수되고 정전 사태도 속출했다. 삼척 일대 주택 40여채가 침수됐으며, 삼척시 도계읍과 오분동 등 749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삼척시 원덕읍 임원항 인근에선 하천물이 크게 불어나 임원 2교 인근 둔치가 물에 잠겼다.
침수와 유실로 인한 도로 통제도 잇따랐다. 삼척시 근덕면 장호리 장호 터널과 원덕읍 월천리 7번 국도 2곳이 토사에 유실되거나 물에 잠겨 이 구간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또 삼척시 원덕읍 월천리와 노경리 등 416번 지방도 2곳도 침수되거나 유실됐다.
태풍이 북상하면서 강릉에서도 시내 도로 저지대 일부 구간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강릉시는 이날 오전 8시 전후를 기해 강남동 일부와 강동면, 사천면 등 8개 읍면동 저지대 주민들에게 재난 문자를 보내 마을회관 등 안전지대로 대피하도록 했다. 현재 강릉에선 시내버스 운행도 전면 중단된 상태다.
강원도 소방본부는 지난 2일 오후 10시부터 비상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밤사이 주택 등지에서 폭우에 고립된 37명을 구조했다. 강원도와 18개 시·군도 전날 오후 10시부터 비상 2단계 근무에 나섰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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