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1리 청년연대는 14일 오전 노경1리 마을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삼척시에 토석채취 업체에 승인한 허가권을 즉각 취소하고, 피해에 대한 보상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노경1리 청년연대 제공
제18호 태풍 ‘미탁’으로 큰 피해를 본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노경1리 주민들이 인근에 있는 토석채취 업체 탓에 피해가 커졌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노경1리 청년연대는 14일 오전 노경1리 마을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경1리 수해는 인재다. 토석채취 허가를 한 삼척시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경1리 청년연대는 마을이 이번 태풍에 큰 피해를 보자 수해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노경1리 청년회와 노경1리에 부모를 둔 청장년층 20여명이 꾸렸다.
청년연대는 성명을 통해 “토석채취 업체는 마을에 필요한 실질적인 피해방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사업을 강행했다. 또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책임이 있는 삼척시도 수수방관의 태도로 일관해 태풍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청년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런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삼척시와 시의회 등에 발송하고, 삼척시에 토석채취 업체의 허가권을 즉각 취소할 것과 마을에 대한 보상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노경1리는 이번 태풍 탓에 주택 17채가 침수되거나 훼손됐으며, 산림 5.9㏊ 훼손, 이재민 16가구(34명), 임도·도로 파손 등의 피해를 보았다. 문제가 된 토석채취 업체는 마을에서 약 1.5㎞ 떨어져 있으며 2016년 허가를 받고 올해 초부터 실질적인 채취 작업을 시작했다. 주민들이 수해가 커진 원인으로 이 업체를 지목하자 삼척시는 지난 7일 해당 업체에 토석채취 중지 명령을 내린 상태다. 또 정확한 이번 수해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했다.
김순기 노경1리 청년회장은 “이미 태풍 루사와 매미를 통해 인간이 함부로 파헤친 산과 들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위협의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지 경험했다. 우리는 부모님께서 남은 생을 산사태와 홍수의 위험 속에 살도록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척시 관계자는 “전문기관의 원인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관련 규정에 따라 적합한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