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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산불 이재민에 필요” 가짜뉴스 탓에…고성군, 헌옷 처리 ‘골머리’

등록 2019-10-16 17:51수정 2019-10-16 17:54

“산불피해 이재민 옷 필요하다 해”
가짜뉴스 퍼지며 53톤 쏟아져
자원봉사자 옷 분류 투입 헤프닝
창고에 아직도 남은 헌 옷만 10톤
썩기 시작해 고물상 등에 매각 계획
고성군이 산불 이재민을 위해 전국에서 보내온 구호의류를 분류하는 모습. 고성군 제공
고성군이 산불 이재민을 위해 전국에서 보내온 구호의류를 분류하는 모습. 고성군 제공
지난 4월 발생한 산불로 큰 피해를 본 강원도 고성군이 이제는 남은 구호의류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성군은 남은 구호의류를 고성종합운동장과 고성종합체육관, 컨테이너 창고 등에 분산 보관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고성군은 지금껏 10차례에 걸쳐 전국에서 받은 구호의류를 이재민에게 배부했다. 하지만 아직도 남은 헌 옷 등이 10여톤에 이른다.

고성군이 헌 옷 처분에 고심하게 된 것은 ‘가짜뉴스’ 탓이다. 지난 4월 산불 발생 직후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엔 ‘안 입는 옷, 그래도 깔끔한 옷들을 산불재난 지역인 고성군에 보내주면 참 좋겠다고 합니다’라는 글이 퍼졌다.

이 글을 본 국민들은 안 입는 옷을 챙겨 구호품으로 고성군에 보내기 시작했고, 고성군엔 헌 옷이 물밀듯이 쏟아졌다. 급기야 고성군이 누리집에 “제발 헌 옷 보내지 마세요. 잘못된 정보로 많은 분이 정성스럽게 헌 옷을 보내오셨지만 대부분이 쓰이지 못하고 창고에 보관 중”이라는 글까지 올리며 진화에 나섰다. 당시 고성에선 헌 옷 관련 전화문의가 폭주해 정작 필요한 구호물품 접수 전화를 받지 못하거나 산불 피해 현장에 필요한 자원봉사자들이 헌 옷 분류에 대거 투입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이런 소동을 거치면서 고성군에 밀려든 헌 옷은 53톤에 이른다. 고성군은 이재민에게 필요한 의류를 한 벌이라도 더 전달하기 위해 직원을 투입해 입을 수 있는 옷과 그렇지 못한 옷을 고르는 분류 작업을 수차례 진행했지만 이재민들도 가져가지 않는 헌 옷이 30톤이나 남았다.

고성군은 즉시 남은 헌 옷을 처리하려 했지만 구호물품은 이재민을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게 돼 있는 규정 탓에 그동안 창고 등에서 보관만 해야 했다. 그러다 지난 8월 강원도청 감사관실에서 ‘고성군이 알아서 처리해도 된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이후 고성군은 이재민뿐 아니라 구호의류가 필요한 저개발국과 국내 복지시설, 노숙인 등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창고를 개방했다. 그 결과 20톤 정도가 소진돼 10여톤까지 줄어든 셈이다.

고성군은 남은 헌 옷은 빠르게 처분할 계획이다. 벌써 반년가량 밀폐된 컨테이너 등에서 보관하고 있는 헌 옷이 장마철 습기 등에 악취를 풍기며 썩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고성군 관계자는 “더 방치하면 썩은 옷을 폐기물로 처리해야 할 비용까지 떠안아야 할 처지라 이달 안에 고물상 등 처리업체에 매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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