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농업기술원이 홍천에 있는 수제맥주 업체인 ‘브라이트바흐 브로이’와 손잡고 12월께 페일에일(담색맥아로 만든 색이 연한 에일맥주) 2종을 선보일 계획이다. 사진은 출시를 앞둔 수제맥주 모습.
강원도에서 토종효모와 지역 농산물로 만든 수제맥주가 12월 출시된다.
강원도농업기술원은 홍천에 있는 수제맥주 업체인 ‘브라이트바흐 브로이’와 손잡고 다음 달 페일에일(담색맥아로 만든 색이 연한 에일맥주) 2종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기술원이 선보일 수제맥주는 토종효모를 사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맥주 원료의 국산화를 위해 맥주보리 품종 개발과 쌀맥주 개발 등의 노력은 이뤄지고 있지만, 수제맥주용 효모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비한 수준이다. 이 탓에 국내 양조장 대부분이 미국이나 프랑스에서 수입되는 효모를 사용하고 있다. 양조용 효모 수입액은 2016년 33만7000달러에서 2017년 47만1000달러로 국내 수제맥주 시장 증가에 맞춰 해마다 수입량이 늘고 있다.
수제맥주용 토종효모 개발을 위해 2018년부터 연구에 착수한 기술원은 최근 국내 누룩에서 274주의 효모를 분리, 수제맥주에 적합한 토종효모 2종을 찾아내 특허출원까지 마쳤다. 가격도 수입효모에 견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해 경쟁력도 충분하다.
토종효모 에이에프와이(AFY)-6 효모는 열대과일향이 풍부하고 바이오제닉아민(발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 생성이 수입효모에 견줘 20% 낮은 것이 특징이다. 에이에프와이(AFY)-7 효모는 응집성이 높아 맥주를 발효한 뒤 가라앉는 침강성이 우수해 여과공정에 도움을 주며 알코올발효능이 뛰어나다.
기술원이 이번에 선보일 수제맥주 2종(허니에일·애플에일)은 토종효모뿐 아니라 지역 농산물을 원료로 사용해 더 눈길을 끈다. 허니에일은 평창올림픽을 겨냥해 강원도가 개발한 오륜쌀이 20% 함유된 쌀맥주로 바디감이 가볍고 꿀의 은은한 달콤함과 조화 이뤄 목 넘김이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애플에일은 홍천사과작목반에서 수확한 햇사과를 원료로 사용해 새콤달콤한 사과의 느낌을 살렸다.
최종태 강원도농업기술원장은 “토종효모와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수제맥주로 종균 국산화와 수입대체 효과뿐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강원지역 양조장과 협업해 토종효모와 지역의 다양한 농산물을 이용한 수제맥주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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