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발생한 ‘동해안 산불’ 피해로 방치됐던 나무가 자원으로 활용된다.
강원도는 18일 오전 11시30분 도청 본관 통상상담실에서 신영이앤피·한국동서발전과 ‘동해안 산불 피해목 자원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한다.
이번 협약에서 국내 최대 목재펠릿 생산업체인 신영이앤피는 동해안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목을 수집, 목재펠릿을 만들어 발전소 등에 납품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 또 한국동서발전은 산불 피해목으로 생산한 신영이앤피의 목재칩을 발전용 원료로 우선 사용할 계획이다. 강원도는 벌채 신고 간소화와 산불 피해목 위치 정보 제공 등의 행정적 지원을 하게 된다.
지난 4월 고성·속초(1267㏊), 강릉·동해(1260㏊), 인제(345㏊)에서 잇따라 발생한 산불로 모두 2872㏊의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산불 발생 이후 산림 당국은 산불피해 지역의 나무를 벌채한 뒤 인근에 쌓아뒀다. 하지만, 이렇게 방치된 산림 부산물은 산불 발생 때 대형화재의 원인을 제공하거나 폭우시 피해를 키울 우려가 커 애물단지 취급을 받아왔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신영이앤피는 1300억원을 들여 목재펠릿 공장을 강원도에 짓기로 했다. 이 공장은 연간 50만톤의 입목부산물을 수집, 30만톤의 목재펠릿 생산과 900여명(상시 100명·간접 8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규모다.
또 무연탄 대신 목재펠릿을 발전용 연료로 사용하면 미세먼지 저감 등 환경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강원도는 기대하고 있다. 목재펠릿은 화학물질이나 유해물질에 오염되지 않은 목재를 압축·성형해 만든 신재생에너지로 미세먼지 발생량이 무연탄의 4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홍사은 강원도청 산림소득담당은 “이번 협약으로 그동안 목재의 가치가 없어서 버려지던 산불 피해목이 자원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특히 강원도에 펠릿 공장이 생기면 앞으로 산불 피해목뿐 아니라 일반벌채와 숲 가꾸기 등에서 나오는 입목 부산물을 전량 수거해 자원화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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