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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의 기적…” 370g 소망이, 설 연휴 가족과 보낸다

등록 2020-01-22 10:48수정 2020-01-22 11:02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 가운데 국내 3번째
아이 엄마 “받은 사랑만큼 많은 이에게
사랑을 주는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다”
370g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로 태어난 ‘소망이’가 설 연휴를 앞두고 건강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태어난 지 48시간 뒤의 소망이 모습.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제공
370g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로 태어난 ‘소망이’가 설 연휴를 앞두고 건강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태어난 지 48시간 뒤의 소망이 모습.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제공

370g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로 태어난 ‘소망이’가 설 연휴를 앞두고 건강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22일 소망이가 입원 6개월만에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에서 퇴원했다고 밝혔다. 소망이는 지난해 7월27일 갑자기 엄마 뱃속에서 움직이지 않아 강원도 태백에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응급 이송됐다. 당시 아기와 산모 모두 위험한 상태였기 때문에 의료진은 제왕절개 수술을 결정했다. 그렇게 소망이는 임신 24주 3일 만에 키 25㎝, 몸무게 370g으로 태어났다.

소망이는 출생 직후 측정한 중증도 점수가 3점(만점 10점)에 불과할 정도로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였다. 의료진은 소망이가 태어나자마자 소생술을 시행하면서 겨우 중환자실로 옮겨 중증치료를 시작했다. 미숙아는 엄마 뱃속에서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호흡기관과 심혈관기관, 소화기관, 면역 등이 약해 각종 합병증에 취약하다.

소망이는 너무 작게 태어나 치료를 위한 주삿바늘 조차 삽입이 어려웠고, 몇 방울의 약물로도 신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주사액을 소수점 2자리까지 정교하게 맞춰야 했다. 특히 언제 쇼크에 빠질지 모르기 때문에 소망이 한명에게 의료진 3~4명이 달라붙어 24시간 옆에서 마음을 졸이며 치료를 해야 했다.

소망이는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가 건강하게 퇴원한 아기 가운데 국내에서 몸무게가 3번째로 적다. 실제 400g 미만의 아기가 생존하는 일 자체가 기적과 같은 일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운영하는 초미숙아(400g 미만으로 태어나 생존한 아기) 등록 사이트에서 현재까지 228명이 등록돼 있으며 370g은 전 세계적으로 142번째로 몸무게가 적은 수준이다.

미숙아로 태어난 소망이는 생후 일주일째 발생한 기흉으로 가슴관을 삽입하고 호흡곤란 증후군, 폐동맥 고혈압 등으로 2개월 이상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아야 했다. 또 패혈성 쇼크와 부신기능 저하로 강심제와 항생제 치료, 중증 미숙아 망막증 수술 역시 견뎌야 했다. 퇴원을 얼마 남기지 않고는 탈장이 생겨 전신 마취 수술까지 받았다.

모든 어려움을 이겨낸 소망이는 현재 체중이 3.5㎏으로 늘어났고, 스스로 호흡을 하면서 분유도 먹을 만큼 건강해졌다.

소망이 엄마 김성혜씨는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잘 퇴원해 집에 간다는 게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소망이가 받은 사랑만큼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주는 아이로 자라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치의인 이병국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생존 가능성이 1%도 안 될 정도로 희박했던 소망이가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던 것은 소망이 곁을 지켜준 부모님께서 어려운 상황을 함께 이겨내 준 덕분이다. 소망이가 앞으로도 힘을 내서 건강하게 씩씩한 아이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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