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민행동이 11일 오후 강릉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업을 중단한 뒤 시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강릉시민행동 제공
강원도 강릉시가 추진하는 슈퍼 히어로 테마파크 사업을 놓고 ‘대시민 사기극’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강릉시민행동은 11일 오후 강릉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릉시가 발표한 슈퍼 히어로 테마파크는 8조원대의 대시민 사기극이다. 먼저 사업을 중단한 뒤 시민들에게 사과하고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릉시가 올림픽 특구 사업으로 추진하는 슈퍼 히어로 테마파크 계획은 지난해 5월 처음 공개됐다. 당시 김한근 강릉시장은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에서 레거시엔터테인먼트, 히어로 시티, 국내 금융사 등 5곳이 참여하는 ‘슈퍼 히어로 파크 조성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레거시엔터테인먼트는 슈퍼맨과 배트맨, 원더우먼, 트랜스포머, 스파이더맨, 베놈 등 유명 히어로들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또 아이언맨과 헐크 등의 히어로를 가진 마블과도 익스피리언스(체험관) 사용권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자신을 마블 익스피리언스의 한국 독점사업권을 갖고 있다고 밝힌 한 업체가 강릉시와 어떤 형태의 협의도 한 적이 없다고 반발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특히 강릉시가 지난해 5월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틀 뒤에 마블 관련 사용권을 가진 미국의 한 업체로부터 항의를 받고 마블 사용을 위한 협의나 승인이 없었다는 사과까지 한 사실도 드러나면서 거센 비판이 제기됐다.
김성수 강릉시민행동 운영위원장은 “강릉시는 이런 사실을 수개월 동안 숨겨왔다. 이는 시민과 언론을 속이고 기만하는 것으로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 시민을 속인 강릉시와 김한근 시장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릉시 관계자는 “사업이 계속 추진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좀 더 치밀하게 검토해서 가능성이 없다면 관련 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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