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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2명 숨지도록 방치한 20대 부부, 아동수당은 계속 챙겨

등록 2020-02-11 16:37수정 2020-02-11 16:54

출생신고 않고 숨진 사실도 숨겨
셋 중 남은 한 명도 장기간 방임

20대 부부가 자녀 3명 가운데 2명을 방임해 숨지게 하고 나머지 1명도 장기간 방임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강원 원주경찰서는 자녀 2명을 방임해 숨지게 한 20대 남편 ㄱ씨와 아내 ㄴ씨 등 2명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 치사)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ㄱ씨 부부는 원주의 한 모텔과 원룸 등에서 생활하면서 2015년 첫째 아들 ㄷ(5)군을 출산했다. 이어 다음 해인 2016년 딸을 출산했지만, 딸은 그해 가을 사망했다. 딸이 숨진 뒤에도 이들 부부는 2018년 셋째인 ㄷ군의 남동생을 출산했다. 그러나 셋째마저도 지난해 여름 숨졌다.

경찰은 ㄷ군의 여동생뿐 아니라 남동생도 부모의 방임 속에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부부는 사망한 셋째는 출생 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다 할 직업 없이 일용직으로 근근이 생활해온 이들 부부는 다달이 20만∼40만원가량 지급되는 ㄷ군과 딸의 양육·아동수당으로 생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딸이 숨진 이후에도 이를 숨긴 채 아동수당을 신청해 3년 동안 해마다 10만∼20만원씩 모두 700여만원 상당의 양육·아동수당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ㄱ씨 부부는 경찰에 “집을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보니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경찰청과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 동안 실시한 ‘2015년생 만 3살 아동 소재·안전 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ㄷ군의 소재 확인에 나선 해당 지자체는 ㄷ군의 방임 의혹이 제기되자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ㄱ씨 부부를 상대로 ㄷ군의 방임과 출생 신고된 딸의 소재를 추궁했다.

이들 부부는 “둘째는 친척 집에 가 있다”고 둘러댔지만, 경찰은 추궁 끝에 딸의 방임 사망도 확인됐다. 이어 출생 신고되지 않은 아들의 존재까지 드러나자, 경찰에 “사망한 두 아이를 매장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최근 ㄱ씨의 친인척 묘지 인근에 매장된 숨진 영아 2명의 주검을 찾아냈다. 발견된 영아들의 주검은 백골 상태여서 정확한 사인 규명은 쉽지 않아 보인다.

경찰은 지난달 이들 부부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남편만 구속되고 아내의 영장은 기각되자 재신청을 거쳐 지난 10일 아내 ㄴ씨도 구속했다. 홀로 남겨진 ㄷ군은 아동보호 위탁기관에서 보호 중이다.

경찰은 “숨진 영아들의 사인과 방임 학대가 더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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