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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2명 숨지게 한 원주 20대 부부 구속

등록 2020-02-27 12:25수정 2020-02-27 22:14

출산한 세 남매 가운데 첫돌도 되지 않은 자녀 2명을 질식시켜 숨지게 하고 첫째 아들도 장기간 학대한 20대 부부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부부는 둘째 딸의 사망 사실을 숨긴 채 수년간 양육수당을 챙겼으며, 셋째 아들은 출생신고 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춘천지검 원주지청 형사2부(부장 정지영)는 ㄱ(26)씨를 살인 혐의로, 아내(24)를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 부부에겐 아동학대와 사체은닉, 아동복지법 위반, 사회보장급여법 위반 등의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검찰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들 부부는 2015년 4월 첫째 아들을 낳은 뒤 이듬해인 2016년 4월 둘째 딸을 출산했다.

모텔과 원룸 생활을 전전해온 ㄱ씨는 2016년 9월 둘째 딸이 모텔방에서 울며 보채자 몸 전체를 두꺼운 이불로 덮고 3시간 정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둘째 딸이 숨진 지 2년여 뒤인 2018년 9월 ㄱ씨 부부는 셋째 아들을 출산했지만 9개월 만인 지난해 6월 숨졌다.

이들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집을 나갔다가 들어와 보니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ㄱ씨는 울음을 그칠 때까지 셋째 아들의 목을 수십초 동안 눌러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ㄱ씨의 아내도 남편이 강제로 셋째 아들의 울음을 그치게 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말리지 않았으며, 셋째 아들이 살아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처도 하지 않고 2시간 이상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부부는 자녀들을 살해한 뒤 차례로 ㄱ씨 할아버지의 산소 인근에 암매장했다.

특히 이들 부부는 남매들이 서로를 때리도록 하는 등 괴롭혔으며, 공중 화장실에서 찬물로 몸을 씻기는 등 기본적인 보호·양육을 소홀히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이들 부부는 둘째 딸이 숨진 뒤에도 3년간 모두 710만원 상당의 아동·양육수당을 부정하게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부부의 충격적인 사건은 정부가 시행한 ‘2015년생 만 3세 아동 소재·안전전수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조사 대상인 첫째 아들의 소재 확인에 나선 원주시는 방임 의혹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ㄱ씨 부부를 상대로 첫째 아들의 방임과 출생 신고된 둘째 딸의 소재 등을 추궁했다.

이 과정에서 “둘째는 친척 집에 가 있다”고 얼버무리자 경찰은 부부를 추궁한 끝에 둘째 딸의 사망도 확인했다. 이어 출생 신고되지 않은 셋째 아들의 존재까지 확인한 경찰은 이를 추궁한 끝에 사망한 두 아이를 암매장했다는 진술까지 확보했다.

이들 부부의 첫째 아들은 아동보호 위탁기관에서 보호 중이다. 검찰은 ㄱ씨 부부의 첫째 아들에 대한 친권 박탈을 법원에 청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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