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군에 위치한 알펜시아리조트 전경. 강원도개발공사 제공
‘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 대한 공개매각이 추진된다.
알펜시아를 소유·관리 중인 강원도개발공사는 이르면 다음달 초 공고를 내고 한국자산관리공사 공공자산 처분시스템인 ‘온비드’를 통해 공개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공사는 이미 지난해 11월 매각작업을 전담할 법무법인과 회계법인을 선정한 바 있다.
알펜시아리조트가 공개매각 시장에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알펜시아는 강원도가 투자유치티에프(TF)를 꾸려 비공개 매각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강원도는 지난 1월 최문순 강원지사까지 나서서 외국계 자본이자 국제금융 그룹사인 매킨리 컨소시엄과 ‘알펜시아 매각을 위한 자산·회계 실사 협약’을 체결하는 등 10여년 만에 성과를 거두는 듯했다.
하지만 매킨리 컨소시엄이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홍콩 등에서의 금융업무 마비 등을 이유로 계약이행보증금 15억원 가량을 납부하지 않으면서 강원도가 추진한 비공개 매각은 사실상 무산됐다. 강원도의 비공개 매각이 무산되자 도의회 등에서 “강원도 관련 부서를 해체하고, 매각 업무를 계약 주체인 강원도개발공사와 전문 법인에 맡겨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공개매각에 나선 강원도개발공사는 우선 일괄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만약 사업성격이 다른 숙박지구와 골프장을 따로 매입하려는 업체가 응모하면 부분매각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부분매각을 추진하면 협상시간 단축과 함께 매각이 실현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7735억원(2019년 말 기준)에 이르는 부채를 갖고 있어 낙찰을 장담하기 어렵고, 유찰시 가치하락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알펜시아는 강원도가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수하리 일대 491만㎡ 터에 2009년 조성한 종합 리조트다. 골프장, 스키장, 호텔, 콘도, 고급 빌라 등이 포함돼 있다. 2018평창겨울올림픽 당시 주무대로 활용돼 올림픽 성공 개최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건설 과정에서 잦은 설계변경과 공기 연장 등이 있었고, 분양까지 저조해 한때 부채가 1조원까지 늘었다.
강원도개발공사 관계자는 “알펜시아의 자산가치를 올바르게 평가해 그에 상당한 값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알펜시아를 인수해서 잘 키워나갈 수 있는 건실한 업체에 매각되면 직원 고용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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