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군이 ‘비운의 왕’ 단종을 기리는 국가표준영정을 제작하기로 했다. 사진은 단종문화제 모습. 영월군 제공
‘비운의 왕’ 단종을 기리는 국가표준영정이 제작된다.
강원도 영월군은 조선6대 왕인 단종의 어진을 표준영정으로 제작한다고 29일 밝혔다. 단종은 조선의 27대 왕 가운데 서인으로 강등됐다가 유일하게 왕격으로 승격된 인물이다. 단종은 1452년 12살의 나이에 왕위에 올랐지만 1453년 계유정난 이후 상왕으로 물러나 영월 청령포에 유배됐다 17살의 나이에 사약을 받고 숨을 거뒀다.
영월군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표준영정동상심의위원회와 협의해 단종 어진을 국가표준영정으로 등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단종 어진이 표준영정으로 등록되면 조선시대 왕 가운데 3번째가 된다. 앞서 세종과 정조의 표준영정이 제작된 바 있다.
당초 단종 어진은 지난 24일 개막 예정이었던 단종문화제 기간 중 봉안식을 거쳐 단종역사관에 영구봉안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단종문화제가 취소되면서 봉안식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어진도 이달까지 표준영정으로 등록할 계획이었지만 9월로 미뤄졌다. 영월군은 단종 어진이 표준영정으로 등록되면 기념우표집을 발간하고, 표준영정을 활용한 각종 기념품 세트도 제작할 계획이다.
열일곱 꽃다운 나이에 숙부인 세조에게 죽임을 당한 단종을 위해 영월군민은 1967년부터 제례를 올리는 단종문화제를 열고 있다. 비운의 왕의 넋을 기리는 단종 제례는 1698년(숙종 24년) 묘호를 단종으로, 능호를 장릉으로 결정하면서 확립됐으며 1791년(정조 15년) 정조가 장릉 경내에 설치한 배식단에서 충신 제향을 함께 지냈다. 단종 제례는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때도 폐지되지 않고 봉행됐다. 정대권 영월군 문화예술팀장은 “표준영정 제작은 선양사업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다. 단종의 사랑과 충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도 제작하는 등 지속해서 단종 선양사업을 펴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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