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을 맞아 강원도내 초등학교 교사들이 꾸린 아카펠라 그룹 ‘별의별’이 음반 <작은 물결 이브로만(방정환과 별의별)>을 발표했다. 사진은 별의별 구성원들. 별의별 제공
“오월 초하루는 새 세상이 열리는 첫날/오월 초하루는 참말 새 세상이 열리는 첫날/참말 새 세상이 열리는 첫날”(별의별의 곡 ‘새 세상의 첫날’ 중 일부분)
어린이날을 맞아 강원도 내 초등학교 교사들이 꾸린 아카펠라 그룹 ‘별의별’이 특별한 음반을 발매해 눈길을 끌고 있다.
별의별은 어린이날인 5일 주요 음원 누리집을 통해 음반 <작은 물결 이브로만(방정환과 별의별)>을 낸다고 4일 밝혔다. ‘이브로만(입으로만)’은 이탈리아에서 유래한 단어인 아카펠라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이 음반은 어린이날을 만들었으며, 어린이운동·아동문학의 선구자인 소파 방정환(1899~1931) 선생의 글로 노래를 만들어 아카펠라로 부른 것이 특징이다.
모두 3곳으로 구성된 이 음반 가운데 첫 곡인 ‘모도가(모두가) 봄이다’는 1920년 잡기 개벽 창간호에 실린 방정환의 소설 ‘유범’ 가운데 일부 글을 그대로 가사로 가져와 ‘심심프로젝트’의 박우진이 작곡했다. 방정환의 소설이 별의별의 청아하고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재탄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번째 곡인 ‘산길’은 방정환의 시 ‘산길’에 별의별이 곡을 붙여 만든 노래다. 어머니 머리 가르마에서 산길을 떠올린 아이의 정겨운 마음과 그 산길을 수도 없이 오르내렸을 어머니의 노고를 곡으로 표현했다.
세 번째 곡은 어린이날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은 곡으로 제목은 ‘새 세상의 첫날’이다. 숲 속에 사는 생명이 어린이날을 앞두고 설레하며 준비하는 모습을 그렸다. 방정환의 동화 ‘4월 그믐날 밤’의 이야기를 정리해 만든 노래다.
음반 제작은 강원 평창의 폐교를 개조한 문화공간 ‘감자꽃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음반기획자 출신인 감자꽃스튜디오의 이선철 대표와 평창의 청년 음악가이자 엔지니어인 안병근씨가 믹싱 등 제작에 참여했다.
별의별은 디지털 음원 발매에 맞춰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정보무늬(QR코드)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4가지 디자인의 엽서를 신청을 받아 무료로 배부할 계획이다.
2014년 결성한 아카펠라 별의별은 2015년 첫 앨범 <학교가자> 발표 이후 그동안 3개의 앨범을 발매했다. 홍천 남산초교 한승모 교사와 박정윤, 김승호, 김미진, 황고운, 허한솔 등 현직 교사 6명과 언어치료사 김세진씨 등 7명이 구성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별의별 리더 한승모 교사는 “어린이날을 맞아 기뻐할 어린이를 생각하며 음반을 만들었다. 코로나19 탓에 학교에도 가지 못한 채 집에서 힘들고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어린이들이 이 음악을 듣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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