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교육청이 도서·벽지학교와 농어촌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의 승진 가산점 통합을 추진하자 일부 교사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은 ‘강원도 교육공무원 승진 가산점 평정 기준 일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이 개정안은 각기 다르게 적용됐던 도서·벽지 가산점(만점 2.55점)과 농어촌학교 가산점(만점 0.95점)을 더해 3.5점 만점으로 통합하고, 도서·벽지학교 장기근속 추가 가산점(0.32점)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승진 가산점을 통합하면서 농어촌학교 가산점 상한을 현재 0.95점에서 1.44점으로 높였다. 지금은 만점을 받기 위해 도서·벽지 가산점 2.55점과 농어촌학교 가산점 0.95점을 따로 받아야 하지만 통합되면 농어촌학교 가산점 상한인 1.44점을 따면 도서·벽지 가산점은 2.06만 따면 된다. 그만큼 도서·벽지에 오래 근무할 필요가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현재는 도서·벽지(라 급지 기준)에서 추가 가산점까지 따려면 13년 정도 근무해야 한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8년 정도면 최소 도서·벽지 점수를 채울 수 있다.
일부 교사들은 도서·벽지 가산점과 농어촌학교 가산점을 통합하고 도서·벽지학교 장기근속 추가 가산점까지 폐지하면 도서·벽지 가산점의 비중이 줄어 도서·벽지학교 근무 기피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사 ㄱ씨는 “도서·벽지 가산점과 추가 가산점은 도서·벽지가 많은 강원도의 현실과 도시와의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꼭 필요한 제도다. 이번 개정안은 도서·벽지에서 고생하는 교사들의 현실을 외면한 조처”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도서·벽지학교의 교사 수급 등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승재 강원도교육청 장학사는 “개정안이 시행돼 도서·벽지 가산점의 비중이 줄어도 승진을 위해선 여전히 도서·벽지 점수가 필요하다. 도서·벽지에 근무해야 하는 기간이 줄면 보다 많은 교사들에게 승진의 기회가 제공되고, 원활한 교류로 도서·벽지학교에도 활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교육청은 24일까지 의견을 수렴한 뒤 개정협의회와 인사위원회를 열어 8월께 개정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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