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한 사립고교에서 3학년 학생이 몰래 교무실에 들어가 시험지를 유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도 교육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1일 강원도교육청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달 14일 새벽 2시께 한 사립고 교무실에서 이 학교 3학년 ㄱ군이 1학기 중간고사 시험지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유출했다. ㄱ군의 시험지 유출 사실은 친구 ㄴ군이 지난달 20일 이 학교 교장과 상담하면서 알려졌다. 학교 쪽은 교무실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 기록을 확인해 ㄱ군이 교무실에 들어갔다 나오는 장면을 확보하고 도 교육청에 이런 사실을 알렸다.
도 교육청은 진상 조사에 나서 ㄱ군이 수학 시험지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유출했으며, 지난해 2학기 기말고사 때는 ㄱ군 등 학생 2명이 교무실에서 몰래 영어, 수학 문제를 입수해 4명이 공유한 사실도 밝혀냈다. 해당 과목 교사들은 시험지 지정 보관장소가 아닌 개인 서랍에 시험문제 초안과 시험지 등을 보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험지 유출이 사실로 드러나자 해당 학교는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1학기 중간고사를 다시 치른데 이어 지난달 28일과 1일 선도위원회를 열어 관련 학생 징계 등을 논의했다.
도 교육청도 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관련 학생들의 지난해 2학기 기말고사 성적도 0점 처리하는 한편 지침대로 시험지를 보관하지 않은 교사들에 대해서도 감사해 조처할 계획이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ㄱ군 등은 시험지 보관장소는 이중 잠금장치가 돼 있어 열지 못하고 과목 담당 교사가 문제 오류 확인차 서랍에 보관하던 시험지를 유출했다고 한다. 추가로 유출된 과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