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에너지 화폐를 발행한다.
춘천시는 ‘소양에너지페이 지급 및 운용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고 2일 밝혔다. 소양에너지페이는 자가소비형 신재생 에너지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이용하는 등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절약 정책에 기여한 시민들을 독려하기 위한 정책이다. 시민 주도의 신재생에너지 보급·확산을 통해 친환경에너지 자립도시 조성을 앞당기기 위해 춘천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조례안의 주요 내용은 소양에너지페이 정의와 지급 대상, 환전, 소양에너지페이 지급 금액 산정방법, 지급 시기와 기간 등이다.
조례안을 보면, 소양에너지페이는 발전설비 용량 1㎾ 이상일 때 설비용량(㎾)x지급단가(2000원/0.1㎾)가 지급된다. 일반 단독주택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3㎾급 태양광발전소를 갖춘 가구는 연 6만원의 에너지 화폐를 받을 수 있다. 아파트 베란다 등과 같이 용량 1㎾ 미만의 소규모 태양광발전소에는 연간 2만원이 지원된다.
춘천시는 태양광발전소 가동을 확인하기 위해 자가소비형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설치한 뒤 한국전기안전공사의 사용 전 검사를 받고 한국전력공사와 요금 상계거래(전기요금에서 소비자의 발전량을 뺀 전기요금 산정방식)를 체결한 시민에 한해 지원하기로 했다. 7월 현재 춘천시민 3055명이 대상이다.
전자화폐 형태인 소양에너지페이는 식당과 마트 등 지역 300여개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지방세와 주차료 등 공공요금도 납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오는 8월 조례안이 시의회에서 통과되면 시민들의 신청을 받아 2021년부터 지급할 계획이다.
춘천시는 신재생에너지 기반을 갖춘 에너지혁신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에너지 화폐뿐 아니라 공공시설 태양광·지열발전소 설치, 시민햇빛발전소 등도 추진하고 있다. 정창재 춘천시 신재생에너지담당은 “소양에너지페이 사업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이용체계가 선순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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