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3시를 기해 강원 춘천시 신북읍 소양강댐이 3년만에 수문을 열고 물을 방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강의 홍수 조절 최후의 보루’인 소양강댐이 닷새째 이어진 집중호우로 3년 만에 수문을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선다.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지사는 5일 “오전 8시30분 현재 홍수기 제한수위인 190.3m를 넘겨 오후 3시부터 수문을 열고 수위 조절에 나선다”고 밝혔다. 소양강댐 수문 개방은 2017년 8월25일 이후 3년 만이다. 1973년 10월 완공된 소양강댐은 5억t을 홍수 조절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지금까지 14차례만 수문을 열었다.
소양강댐 수문 개방은 춘천과 인제, 양구, 홍천 등 댐 유역에 닷새째 폭우가 내리면서 유입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에만 해도 초당 93t이 댐으로 유입됐지만 지난 1일 초당 100t, 지난 2일 초당 157.7t 등으로 점점 늘어나더니 댐 유역에 비가 집중됐던 지난 3일에는 초당 1327t으로 급증했다. 지난 4일에도 초당 1761t의 물이 유입된 데 이어 5일 오전 9시30분 기준으로 초당 2700여t의 물이 유입되고 있다. 이번 폭우는 오는 7일까지 이어져 소양강댐이 있는 영서지역에 100∼200㎜(많은 곳은 4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홍수위 제한수위를 넘긴 소양강댐이 5일 3년 만에 수문을 개방한다. 2017년 8월 소양강댐이 수문을 열고 방류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소양강댐 수문 개방으로 한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북한강 수계인 화천댐과 의암댐, 평화의댐, 춘천댐 등이 물을 하류로 방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강은 충주댐이 있는 남한강과 소양강댐, 춘천댐 등이 있는 북한강 수계의 물이 합쳐져 팔당댐을 지나 서울로 흘러간다. 현재도 한강 수위가 높아져 서울 잠수교가 침수되는 등 도로 곳곳의 차량이 통제되고 있어 소양강댐을 추가 개방하면 피해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지사 관계자는 “강수량 등의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수문 개방을 결정했다. 댐 하류 강가의 야영객과 어민, 주민 등은 피해를 보지 않도록 대피해달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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