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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칼 든 사탄으로 보였다” 엄마 살해한 아들 12년형

등록 2021-05-14 14:03수정 2021-05-14 14:07

춘천지방법원. 누리집 갈무리
춘천지방법원. 누리집 갈무리

부엌칼을 든 엄마가 자신과 동생을 해치려 한다고 착각해 엄마를 살해한 20대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부(재판장 진원두)는 14일 존속살해 혐의로 기소된 고아무개(26)씨에게 징역 12년과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반사회적이고 패륜적인 범죄로 엄벌이 불가피하다. 본인의 정신질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상태로 그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는 한 다시 살인 범죄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검은색 액자에 지적장애가 있는 동생 사진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동생이 학대받고 있어 지켜줘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점과 임상 심리평가 결과 망상의 영향으로 현실 검증력이 떨어진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 심신미약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판단했다.

고씨는 앞선 결심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통해 “어머니가 칼 든 모습을 보자 너무 두려웠고, 도망치고 싶었는데 뒤에 있는 동생을 버리고 떠날 수가 없었다. 순간 어머니가 우릴 죽이려는 사탄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고씨는 지난해 11월18일 낮 12시10분께 자신의 집에서 평소 자신과 동생을 학대한다고 생각했던 엄마(53)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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