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들이 불공정 계약을 빌미로 20대 청년들에게 강제노동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피시방 업주를 노동청에 고발했다.
22개 시민사회단체가 꾸린 ‘화순 노예 피시방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22일 광주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청은 심각한 노동권 침해를 인지하고 즉각 조사해 가해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 수사와 피해자 진술을 종합하면, 전남 화순 등지에서 피시방을 운영하는 업주 ㄱ(35)씨는 20대 남성 피해자들에게 ‘무단결근 때 하루 2천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등의 불공정 계약서를 쓰게 해 하루 15~16시간씩 일하도록 강요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또 “합숙을 가장해 피해자들을 감금하고 피시방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야구방망이로 수십 차례 구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중에는 폭행을 견디다 못해 자살 시도를 한 사례도 있었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이 단체는 “피해자들은 수년간 가스라이팅(교묘한 심리적 지배)을 당했고, ‘가족들을 청부살인 하겠다’는 협박을 받아 도망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22개 시민사회단체들이 꾸린 ‘화순 노예 피시방 진상규명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22일 광주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단체는 이날 임금 체불과 강제 근로, 최저임금법 위반, 폭력 행위 등 노동관계법 위반사항에 대해 가해자 ㄱ씨를 고발했다. 피해자 부모를 면담한 임승순 광주고용노동청장은 “필요에 따라 팀을 구성해 수사하는 것을 검토하겠다. 검경과 협조해 조속히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ㄱ씨에 대해 특수상해, 감금, 협박 등 혐의로 긴급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도주 우려가 없다’며 2차례 반려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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