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호남

광주지법, 전두환 불출석에 “증거신청 제한하겠다”

등록 2021-07-05 17:04수정 2021-07-05 17:30

“형소법 365조는 제재 규정”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사실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가 4월27일 광주지방법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한겨레>자료사진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 사실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가 4월27일 광주지방법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한겨레>자료사진
전두환(90)씨의 사자명예훼손사건 항소심을 진행하는 광주지법이 전씨가 계속 재판에 나오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5·18단체는 전씨의 법정 출석을 촉구하며 재판부의 판단을 환영했다.

광주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재근)는 5일 법원 201호 대법정에서 열린 전씨의 사자명예훼손사건 항소심 두 번째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전씨)이 재판에 불출석하면 증거신청이나 자료제출에 대한 권리를 제한할 수밖에 없다”며 전씨 쪽이 신청한 증거에 대해 판단을 보류했다

이날 재판에서 전씨쪽 변호인은 1980년 5월21일 광주 동구 불로교 상공에서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고 조비오 신부의 증언을 허위라고 주장하며 입증계획을 밝혔다.

전씨 변호인 정주교 변호사는 “당시 광주에 투입한 군인들이 헬기사격 사실 여부를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계엄군 9명을 증인으로 재판부에 신청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1심에서 이미 다수의 군인이 법정으로 나와 진술했다. 군인들은 본인들에게 유리한 부분만 말한 텐데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재판부는 전씨가 재판에 나오지 않으면 증거 신청을 제한해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공소시효가 지났고 사회도 계엄군을 포용할 수 있는 단계인데 그동안 계엄군의 양심선언이 없었다는 점은 개인적인 불이익이나 사회적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여 검찰 의견에 동의한다. 형사소송법 365조 2항은 불출석에 대한 제재 규정이다. 증인을 신청하면 한두명은 받아들이겠지만 피고인 불출석 상태에서 신청한 증인 전부를 채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전씨쪽은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다시 정한 기일에 출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피고인의 진술 없이 판결할 수 있다’고 한 형사소송법 365조 2항을 근거로 전씨가 불출석해도 항소심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인정신문이 열리는 첫 공판기일과 선고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해야 한다는 같은 법 277조를 근거로 전씨를 소환해야 한다고 반박했지만 재판부는 항소심 개정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증인 채택 여부와 함께 전씨쪽이 신청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계엄군 헬기사격 관련 자료 조회 결과를 밝힐 예정이다. 다음 재판은 9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조 신부의 유족과 5·18단체는 전씨쪽의 증인 신청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재판부의 판단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조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는 “피고인이 출석하지도 않았는데 아무런 불이익 없이 재판을 진행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전씨는 반드시 법정에 서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 쟁점은 5·18 당시 조 신부가 목격했다는 헬기 사격의 사실 여부다. 전씨 쪽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검찰도 “형량이 가볍다”며 항소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