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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사회 되기를”…광주 붕괴사고 유족들이 영정을 들고 돌아갔다

등록 2021-07-12 14:55수정 2021-07-13 02:30

33일간 5773명 조문
지난달 9일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철거현장 붕괴사고로 희생된 시민 9명을 기리는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12일 오전 마지막 추모식이 열렸다. 지난달 10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돼 33일 동안 운영된 합동분향소에는 그동안 전국에서 찾아온 5773명이 조문했다. 경찰은 재개발사업 비리를 수사에 나서 조합과 건설업체, 감리, 공무원 등 22명을 입건해 3명을 구속했지만, 사고원인 등 중간수사결과 발표는 늦춰지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지난달 9일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철거현장 붕괴사고로 희생된 시민 9명을 기리는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12일 오전 마지막 추모식이 열렸다. 지난달 10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돼 33일 동안 운영된 합동분향소에는 그동안 전국에서 찾아온 5773명이 조문했다. 경찰은 재개발사업 비리를 수사에 나서 조합과 건설업체, 감리, 공무원 등 22명을 입건해 3명을 구속했지만, 사고원인 등 중간수사결과 발표는 늦춰지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과자, 커피, 과일.

12일 광주 붕괴사고 희생자 영정이 치워진 합동분향소에는 생전 고인들이 좋아했던 음식들만 덩그러니 남았다. 어두운 표정의 유족들은 영정을 들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이를 지켜본 광주시민들은 한목소리로 학동사고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랐다.

광주 동구청은 이날 오전 9시 합동추모식을 끝으로 분향소 운영을 종료했다. 동구청은 유족과 협의해 지난달 10일부터 이날까지 33일 동안 합동분향소를 운영했다. 희생자들의 마지막 길은 유족과 공무원, 구의원, 사회단체 회원, 자원봉사자 등 70여명이 함께 했다.

영정 전달식에서 유족들은 건네받은 영정을 꽉 끌어안으면서 애써 눈물을 참았다. 유족들은 합동추모식이 끝난 후 동구청 관계자들에게 “고맙습니다”라고 짤막하게 말한 후 서둘러 현장을 빠져나갔다. 이날 참석하지 않은 유족은 공무원이 방문해 영정을 전달할 예정이다. 영정 전달식에는 희생된 9명 가운데 4명의 유가족이 참석했다.

합동분향소는 유족 동의 아래 지난달 10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이달 11일까지 전국에서 5773명이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임택 동구청장은 서면으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행정 책임자로서 지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광주시민과 국민께 다시 한 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건축안전 전담팀’을 신설하고 안전과 관련한 주민 민원을 구청장이 직접 챙기는 등 근본적인 방지책을 마련하겠다. 전관예우, 부정부패 등 공직자의 일탈행위가 적발되면 무관용원칙으로 일벌백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9일 오후 4시22분 광주광역시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공사현장에서 철거 중인 건물이 무너지며 운행 중인 시내버스를 덮쳐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철거공사는 재개발사업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과 정식으로 계약을 맺지 않은 업체가 한 것으로 드러나 불법하도급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사고원인과 함께 재개발사업 비리를 수사에 나서 조합, 건설업체, 감리, 공무원 등 22명을 입건해 3명을 구속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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