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호남

전선 철거 중 20대 배전노동자 사망…노조, 안전대책 촉구

등록 2021-07-30 17:48수정 2021-07-30 18:19

20대 노동자 전신주서 갑자기 사망
경찰, 부검 통해 감전사 여부 조사
30일 전국건설노조 광주전남전기지부 조합원들이 광주광역시 북구 한국전력공사 광주전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전남 곡성에서 발생한 배전 노동자 사망사건의 원인 규명과 재발 방재대책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건설노조 제공
30일 전국건설노조 광주전남전기지부 조합원들이 광주광역시 북구 한국전력공사 광주전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전남 곡성에서 발생한 배전 노동자 사망사건의 원인 규명과 재발 방재대책 수립을 촉구하고 있다.건설노조 제공

전남 곡성에서 20대 노동자가 전선 철거 작업 중 숨졌다. 노조는 감전사를 당했다며 한국전력공사(한전)을 상대로 안전대책 수립을 촉구했지만 한전은 감전사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30일 전국건설노동조합 광주전남전기지부, 곡성경찰서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8일 오전 9시52분께 전남 곡성군 석곡면에서 전신주 전선 철거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이아무개(27)씨가 갑자기 실신했다.

동료들은 이씨를 지상으로 내려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이씨는 의식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당시 이씨는 다른 노동자 6∼7명과 함께 전신주 교체 작업을 하던 중 고소차를 타고 16m 높이 기존 전신주에 올라 저압선(220v)을 철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압선(2만2천v)은 전기를 차단했지만 저압선은 전기를 통하게 놔둔 채 작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이씨가 폭염 속에서 작업하다 감전사를 당했다며 한전과 협력업체의 책임을 물었다.

건설노조는 이날 광주시 북구 한전 광주전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사고는 한전 감독자와 현장 안전관리 책임자가 신속하게 조치했다면 예방할 수 있는 사고였다. 20대 건장하던 청년이 그늘 한 점 없는 폭염 속에서 작업하다 전신주 위에 매달려 사망했는데 한전과 사용자 쪽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감전사가 아닌 개인적 문제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원인이 밝혀지고 대책이 수립되기 전까지 유족은 이씨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겠다고 했다. 노조도 유족의 뜻에 따라 배전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이 재발하지 않도록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강재학 광주전남전기지부 조직국장은 “유족은 이씨가 지병이 없었고 건강한 상태였다고 했다. 활성 철거작업 중 사망했는데 한전과 협력업체 대표는 감전사가 아니라며 산업재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한전은 감전의 위험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전 곡성지부 관계자는 “한전에서는 모든 공사마다 안전작업절차를 준수하도록 협력업체와 노동자에게 안내하고 있다. 사고 당시 이씨는 안전장갑을 끼고 있어 감전 위험은 없었고 병원 의사 소견에도 ‘감전에 의한 사망이라고 할 수 없다’고 나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온이 35도가 넘을 경우 오후 2∼5시에는 옥외작업을 중지하고 있다. 이씨 사고는 오전에 일어났고 기온도 35도가 되지 않아 폭염에 의한 사고라고 단정할 수 없다. 건강 문제 등 지병에 의한 사고가 아닌지 추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곡성경찰은 29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이씨를 부검했지만 감전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는 1차 소견을 받았다.

곡성경찰 관계자는 “이씨 사망 원인을 감전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부검 1차 소견은 감전의 의한 신체 손상을 찾을 수 없었다 나왔다. 정밀 부검 결과에서 감전 여부가 확인되면 한전을 상대로 안전 대책 준수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