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최숙희(오른쪽) 완도경찰서장이 물에 빠진 어린이 2명을 구조한 이한나씨에게 표창장을 전달하고 있다. 완도경찰서 제공
고향 바다의 특성을 알고 있던 수영 강사의 눈썰미 덕에 물에 빠진 초등학생들이 무사히 구조됐다.
10일 전남 완도경찰서의 말을 종합하면, 경기도 김포시에 사는 이한나(37)씨는 이달 초 부모님 일손을 돕기 위해 완도군 노화도 집을 찾았다. 지난 4일 두 아들과 함께 고향 인근 보길도 중리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던 이씨는 오후 5시가 넘어가자 바닷물이 썰물로 바뀌며 빠져나가는 걸 보고 자녀들에게 물 밖으로 나오도록 했다. 어렸을 적부터 고향 바다의 조류가 강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바다 쪽을 바라봤다가, 남자 어린이 2명이 바다 쪽으로 떠밀려 나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수영 강사로 일하며 적십자 인명구조 활동도 했던 이씨는 곧바로 바다로 뛰어들어 50여m를 수영해 초등학생 2명을 붙잡았다. 초등생의 부모들도 뒤늦게 긴급 상황을 파악하고 112에 신고했다. 당시 초등생들은 구명조끼 없이 고무 튜브에 매달려 있다가 탈진한 상태였다.
해변에서 아이들을 인계받은 부모들은 이씨에게 “아이들이 멀리서 손을 흔들어 장난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한다. 이들이 이씨에게 이름을 물었지만, “노화도 이장 딸”이라는 말만 남기고 이씨는 자리를 떴다 한다.
경찰은 수소문 끝에 이씨를 찾았고 지난 6일 표창장을 전달했다. 이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두 아이의 엄마로서 물놀이를 가면 다른 아이들을 유심히 지켜보는 습관이 있다. 사고 당시에도 몸이 먼저 반응했다. 당연한 일을 한 건데 표창장을 받아 부끄럽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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