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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정 시인 고택,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 처해…보존 목소리도

등록 2021-08-10 12:18수정 2021-08-10 13:14

최근 ‘비사벌초사 보존대책위원회’ 꾸려 보존 촉구
“개발논리에 밀려 역사문화적 가치 훼손하면 안 돼”
고 신석정 시인의 고택 정원의 저녁 풍경.
고 신석정 시인의 고택 정원의 저녁 풍경.

전북 전주시 완산구 노송동 전북지방병무청 근처에는 ‘비사벌초사’라는 작은 기와집이 있다. 고 신석정 시인(1907~1974)이 1961년 전북 부안에서 전주로 이사와 눈을 감을 때까지 햇수로 14년 동안 살던 곳이다. 시인은 여기서 시집 <빙하>와 <산의 서곡> 등을 집필했다. 또 시인 김남조 김영랑 박두진 박목월 이병기 등 많은 문인과 이곳에서 교류했다. 고즈넉한 분위기와 시인이 가꾸었던 정원이 지금도 남아있다. 전주시는 2018년 이 집이 시인의 삶과 문학세계에서 큰 가치가 있다고 보고 전주시 미래유산 14호로 지정했다.

이런 신석정 시인의 고택 ‘비사벌초사’가 재개발사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시인의 고택을 보존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택 정원에서 신석정 시인의 모습.
고택 정원에서 신석정 시인의 모습.

신성하 마을모임 ‘노송태산목회’ 대표 등은 지난 4일 범시민 차원의 ‘비사벌초사 보존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전주시와 시의회에 시인의 고택 보존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시인의 발자취를 살펴보면 이곳 노송동 일원을 떼어놓고서 말하기 어렵다. 문화도시로서 자긍심을 지켜야 할 전주시가 개발논리에 밀려 역사문화적 가치를 함부로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 신석정 시인 고택 정원의 줄사철나무.
고 신석정 시인 고택 정원의 줄사철나무.

대책위는 “신 시인은 일제에 항거해 창씨개명을 거부하고 절필까지 했으며 해방 후에는 독재정권에 맞선 민족혼이 투철한 분이다. 그가 보여준 올곧은 선비정신과 민족정기를 배우기 위한 장소로 온전히 보존하고 이 문화유적 근처에 신석정문학관을 건립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100여가지 식물이 있는 비사벌초사 정원이 주변 주택들과 어우러진 도시재생의 꽃심(중심), 정원도시 전주시의 꽃심이 될 수 있도록 애정이 어린 관심과 연대를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앞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보존 서명운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시는 이에 대해 “재개발예정지구에 있는 주민들도 찬성·반대 목소리가 공존한다. 고택을 보존 목적으로 미래유산으로 지정한 만큼 구체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고 신석정 시인이 문인들과 함께 교류했던 고택의 사랑방.
고 신석정 시인이 문인들과 함께 교류했던 고택의 사랑방.

전북 부안에서 태어난 신석정 시인은 1930년대 <시문학>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등 서정적·목가적 시를 많이 남기기도 했지만, 창씨개명 거부 등 역사의 현장에서 선비정신과 역사의식을 보여줬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사진 대책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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