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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파리바게뜨 노사 갈등.....노조원 5명 연행

등록 2021-09-07 17:30수정 2021-09-07 18:37

노조 “사쪽이 증차 약속 어겨”…파업 돌입
6일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본부 조합원들이 광주광산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조원 연행을 규탄하고 있다.화물연대 광주본부 제공
6일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본부 조합원들이 광주광산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조원 연행을 규탄하고 있다.화물연대 광주본부 제공
광주·전남지역 파리바게뜨 매장에 원재료 등을 배송하는 물류노동자들이 증차를 약속한 사쪽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추석을 앞두고 파업에 나섰다. 노사가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동안 노조원 5명이 경찰에 입건되는 등 갈등은 깊어지고 있다.

7일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지역본부의 말을 종합하면 화물연대 광주본부 2지부 에스피시(SPC)지회 소속 조합원 40여명은 지난 2일부터 파업을 결의하고 광주 하남산단 호남샤니 광주공장 앞에서 농성투쟁을 하고 있다. 에스피시는 제과업체 ‘파리바게뜨’의 모기업이다. 광주·전남에는 320여개 파리바게뜨 매장이 있는데 호남샤니 광주공장에는 각 매장으로 제빵 제품과 원료 등을 배분하기 위한 중간 물류창고가 있다. 파업에 나선 노조원들은 에스피시와 계약한 운송대행업체 소속 화물차 운전기사들이다.

노조원들은 광주·전남지역에 파리바게뜨 매장이 늘며 배송량과 거리가 증가하고 있지만 에스피시 쪽에서 배송 차량 수를 늘리지 않아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10여년 전에는 3.5t 차량 1대당 평균 8개 매장을 맡았는데 지금은 17∼18개 매장을 돌아야 한다는 것이다.

노조원 ㄱ씨는 “매장 영업시간 전에 배송하려면 새벽 0시부터 상차작업을 시작해 1시에 물류창고를 출발, 아침 8시∼오전 10시까지 쉬지도 못하고 꼬박 운전과 하차 작업을 해야 한다. 어깨, 허리, 무릎 등 근골격계 질환은 둘째치고 피로 누적으로 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한 50대 조합원은 졸음운전을 하다 제설차량을 들이받아 크게 다친 이후 현재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제빵업체 ‘파리바게뜨’ 물류창고가 있는 광주 광산구 호남샤니 광주공장 앞에서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본부 에스피시지회 조합원들이 내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노조는 증차 합의를 이행하라며 2일부터 파업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7일 제빵업체 ‘파리바게뜨’ 물류창고가 있는 광주 광산구 호남샤니 광주공장 앞에서 민주노총 화물연대 광주본부 에스피시지회 조합원들이 내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노조는 증차 합의를 이행하라며 2일부터 파업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노조는 지난 4월12일 사쪽과 증차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합의서를 체결하고 6월17일 화물차 2대 추가 투입을 합의했다. 하지만 사쪽은 한국노총 조합원(13명)의 협의가 있어야 한다며 노조가 제시한 새 노선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갈등이 불거졌다.

노조는 지난달 6일과 20일 사쪽에 두 차례 공문을 보내 합의를 이행하거나 협의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지만 뚜렷한 답변을 듣지 못해 파업을 결정했다. 사쪽은 외부 운송기사를 임시로 투입했으나 일부 매장에서는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파업 이후 경찰의 과잉대응 논란도 불거졌다. 경찰은 파업 이틀째인 3일 새벽 조합원 1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연행한 데 이어 5일 김영열 에스피시 지회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붙잡았다. 김 지회장은 연행에 저항하다 머리가 찢어지는 중상을 당하기도 했다. 6일에는 화물연대 광주본부 2지부장과 광주본부 사무국장, 노조원 등 3명이 잇따라 업무방해 혐의로 연행됐다.

광주광산경찰은 “차량 통행로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이 저항하며 경찰을 구타하는 등 이들의 위법행위가 확인돼 검거했다”고 말했다.

에스피시지회 전 간부 ㄴ씨는 “사쪽은 갈등을 유발해 노조원 입건을 유도하는 등 노조 와해 공작을 펼치고 있다. 노조 간부가 대부분 연행돼 사쪽과 협의에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피시 홍보실은 “사쪽은 증차를 했지만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노선에 대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이번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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