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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오, 작지…옛 전라도 사람들이 울릉도·독도 지명 붙였나

등록 2021-10-25 16:53수정 2021-10-25 17:12

동북아역사재단 ‘독도의날’ 학술대회
전남대 손희하 교수 “전라도인 이주” 주장
경북 울릉군 울릉도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경북 울릉군 울릉도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옛 전라도 사람들이 경북 울릉도·독도를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손희하 전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25일 ‘울릉도 지명 자료 해독과 육지 지명과의 상관성’을 주제로 한 논문을 공개하며 “울릉도 지명을 해독한 결과 전라도 지명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손 교수는 “1910년대 이전 국내외 고지도 등 사료와 19세기 말 일본인의 정찰보고서에 나온 울릉도의 지명에서 바오(바위), 작지(자갈밭, 자갈 해변) 등 전라도 지명에서만 볼 수 있는 어형이 발견됐다. 이는 울릉도와 독도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전남 출신이 붙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손 교수는 “울릉도에 있는 가문작지 등의 ‘작지’는 전남 신안이나 완도, 제주도에서 해안가 자갈밭을 가리키는 말이다. 전라도에서 바위를 가리키는 ‘바우’는 울릉도로 넘어가며 ‘바오’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손 교수는 2019년 울릉도 독도해양연구기지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돌섬’으로 불렸던 독도도 전라도 말의 영향을 받은 지명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돌의 전라도 사투리는 ‘독’인데, 고흥군 금산면 오천리 앞바다에 있는 돌섬도 ‘독도’라고 부르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손 교수는 “울릉도, 독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라도와 지명이 닮았다. 울릉도에 여수 거문도 출신 해녀가 살았다는 기록으로 미뤄 전라도인들이 이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손 교수는 ‘독도의 날’(매년 10월25일)을 맞아 지난 19일 서울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열린 독도 학술대회에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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