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기 전남대 교수가 미국 국가기록원에서 발견한 광주학생독립운동 상황이 담겨 있는 문건.전남대 제공
미국 국가기록원이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록을 기밀로 분류해 미공개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재기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3일 “2016년부터 미국 매릴랜드주에 있는 미국가기록원(NARAⅡ)에서 1929~1930년 광주학생독립운동에 관한 자료를 찾던 중 ‘비밀문서’ 존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울에 있던 미국영사관이 미국국무부에 보고한 내용을 담은 이 비밀문서는 당시 우리나라 상황을 각 분야별로 구분해 적고 있는데, 목차를 보면 사회분야에서는 광주학생독립운동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본문에는 ‘비밀문서 참조’라고만 적혀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은 적혀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미국 국가기록원에 해당 자료의 공개를 요청했으나 “기밀자료로 분류돼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학생독립운동의 북한쪽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미국영사관이 본국에 보고한 이 문서는 당시 학생운동이 우리나라 전역으로 어떻게 전개됐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국가기록원이 비밀로 분류해 보관하고 있는 광주학생독립운동 관련 자료.전남대 제공
김 교수는 “이 문서의 목차로 미뤄 당시 미국은 광주학생독립운동을 공산주의자들이 주도한 것으로 봤기 때문에 별도의 비밀자료로 분류했던 것 같다. 92년이 지난 만큼 이 비밀문서를 조속히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미국 현지 조사를 통해 1929년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에서 광주학생독립운동을 비중 있게 보도하고 멕시코, 쿠바 한인사회도 동조한 사실 등을 밝혀내기도 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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