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무안군 일로읍 복룡리 사교마을에 문을 연 55아트센터. 55아트센터 제공
전남 농어촌에 방치됐던 곡물창고들이 주민을 위한 ‘문화창고’로 재탄생하고 있다.
무안군은 2일 일로읍 복룡리 사교마을의 양곡창고가 문화공간 ‘55아트센터’로 단장해 시범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1971년 지은 330㎡의 창고를 개축한 이 센터는 주민한테 볼거리를 제공하고, 신인을 발굴하는 등 문화커뮤니티 역할을 한다. 내부에는 갤러리, 메이커스, 아트 스페이스, 굿즈 스토어 등이 들어선다. 센터는 반년 동안 시범운영을 해보고 내년 4월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박재용 아트센터 대표는 “선친에게 물려받은 창고를 개축해 ‘마을의 쉼터’로 만들었다”며 “초대전시, 생태체험, 거리공연 등이 열리는 예술공간이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마을의 자랑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담양·나주·광양 등 시·군도 곡물창고를 재생해 문화공간으로 되살렸다.
담양군은 2015년 9월 담양읍 객사리 관방제 옆 남송창고를 단장해 담빛예술창고로 만들었다. 1968년부터 정부 양곡 보관용으로 쓰이던 이 창고는 2004년 수매제도가 폐지되면서 방치돼오던 공간이었다. 담빛창고는 영산강 상류의 관방제 숲길의 이색적인 붉은 벽돌 건물이어서 입소문을 탔다. 또 널찍한 미술관과 편안한 카페 등이 호평을 받으면서 한해 15만명이 들리는 명소로 발돋움했다.
100년 역사를 지닌 나주시 성북동 나주정미소 개관 공연. 나주시 제공
나주시는 2019년 12월 양곡을 도정하고 보관했던 나주시 성북동 정미소를 문화예술공간으로 단장했다. 이곳은 100년 전 호남 최대의 곡창인 나주평야 한가운데 지었고, 1929~1930년 학생독립운동 당시 나주학생들이 항일시위를 계획했던 장소라는 역사성을 지녔다. 주민들은 이곳을 나주의 정과 맛, 웃음을 만나는 정미소(情味笑)라고 부르며 공연, 전시, 창작 등 활동에 두루 활용하고 있다.
광양시도 지난 3월 광양읍 인동리 옛 광양역 앞 창고를 개축해 광양예술창고를 열었다. 이곳에는 영상실 전시실 다락방 문화쉼터 등이 설치됐다. 특히 빔프로젝터 10대로 구현한 길이 56m, 높이 4m, 상영면적 226㎡의 초대형 스크린이 사랑을 받고 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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