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서구 광천동에 있는 KBC광주방송 사옥.광주전남기자협회 누리집 갈무리
광주방송(KBC) 기자들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도제작의 독립성을 요구하며 경영진과 대립했다.
한국기자협회 케이비시광주방송지회는 12일 성명을 내어 “보도 제작자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에는 광주방송 소속 기자 25명이 이름을 올렸다.
광주방송 기자들은 “협의 없는 여론조사 보도를 거부한다”며 “유피아이(UPI)뉴스 출신 경영진이 독단적으로 여론조사를 의뢰한 뒤 결과를 보도하라고 지시했다. 보도팀 구성원들은 제작 거부라는 ‘배수의 진’을 치고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제작자가 아닌 경영진이 보도팀과 협의 없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이를 보도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한 보도개입이다. 우려했던 대로 유피아이뉴스가 발표한 여론조사를 두고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다시는 이처럼 협의 없는 여론조사가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영진이 각별히 유념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광주방송 기자들은 “특별취재 독립성을 보장하라”며 “경영진의 제안으로 여수산단과 광양제철소 특별취재를 시작했다. 특별취재팀은 구성안을 확정했고 보도팀장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경영진은 첫 보도 이후 보도 방식 수정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포괄적으로 하지 말고 임팩트 있게 하라’며 업체별 보도를 암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장을 취재한 기자 의견이 묵살되는 경영진의 지시는 단호히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방송은 올해 8월 기존 대주주였던 호반건설이 지분 35%를 정서진 아시아신탁 부회장과 진아건설, 대성건설 등으로 구성된 제이디(JD)투자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게 매각하며 경영권이 넘어갔다. <목포엠비시(MBC)> 기자를 시작으로 <세계일보> 편집국장을 거친 정 부회장은 올해 9월 광주방송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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