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완도에서 얼굴에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된 새끼 길고양이. 목포고양이보호연합 제공
전남 완도에서 얼굴이 불에 탄 새끼 길고양이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6일 완도경찰서와 목포고양이보호연합의 말을 종합하면 전남 완도읍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ㄱ씨는 12일 오전 집 앞 밭고랑에서 평소 먹이를 주던 생후 3개월 고양이가 얼굴에 화상을 입은 채 신음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이 고양이는 두 눈과 코에 심한 화상을 입어 얼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ㄱ씨는 목포고양이보호연합(전남서남권고양이복지협회)에 도움을 요청해 고양이를 목포에 있는 동물병원으로 데려갔다. 고양이는 생명을 건질 수 있었으나 양쪽 눈 등 얼굴 전체에 심한 화상을 입어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병원 의사는 고양이를 누군가 손으로 잡아 얼굴에 토치로 불을 붙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해당 지역에서 또 다른 고양이가 등과 귀에 화상을 입은 상태로 발견되기도 했으며, 최근 각기 다른 집에 있는 개 2마리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고양이보호연합은 동일인의 소행으로 보고 경찰에 동물 학대 신고를 했다.
황미숙 목포고양이보호연합 대표는 “가끔 농약이나 쥐약으로 길고양이를 죽인 사례는 있지만 이번처럼 잔인한 방식은 처음 접한다. 학대자가 강력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경찰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한재석 완도경찰서 수사과장은 “길고양이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돼 수사하고 있다. 고양이가 발견된 지역의 폐회로텔레비전(CCTV)을 토대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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