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모델로 설립된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위탁 생산 중인 현대차 캐스퍼. 광주글로벌모터스 제공
‘광주형 일자리 시즌2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광주광역시가 친환경·자율주행차 부품 생산 및 실증단지가 들어설 100만평 규모의 신규 ‘미래자동차 융합 스마트 그린 산업단지’ 조성에 나선다.
22일 광주시의 설명을 종합하면, 시는 광산구와 전남 함평 407만㎡(120만평)에 조성된 빛그린국가산업단지 인근 광주 331만㎡(100만평)의 터에 광주형 일자리 시즌2 추진을 위해 신규 산업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의 캐스퍼를 위탁 생산하는 ㈜광주글로벌모터스 등의 기업들이 입주한 빛그린산단의 공장용지 중 광주 쪽에 있는 터 121만㎡의 66%가 분양이 끝났고, 나머지 터도 경제자유구역청의 기업 투자유치 용도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광주시가 추진할 예정인 신규 산업단지 위치도. 광주시 제공
신규 산업단지엔 빛그린산단의 친환경자동차 인프라를 활용한 미래 자동차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빛그린산단엔 친환경차 부품인증센터가 지난해 완공됐고, 친환경차 부품 클러스터 안엔 자율자동차 주행 성능 테스트 시뮬레이터도 가동되고 있다.
시는 이 사업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광주~영암간 초고속도로 건설(47㎞)’ 공약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손경종 광주시 인공지능산업국장은 “광주형 일자리 시즌2에도 광주형 모델이 적용되며 자치단체의 직접 투자도 고려할 수 있다. 자율자동차를 테스트한 차를 광주~영암 아우토반에서 실제로 주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될 수 있도록 새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광주와 전남 함평에 있는 빛그린산단 내 친환경자동차 부품 클러스터. 광주시 제공
하지만 광주형 일자리 시즌2 사업이 순탄하게 진행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시가 시즌2 사업의 앵커기업(선도기업)으로 꼽고 있는 현대모비스의 참여 여부가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2019년 7월 ‘울산형 일자리’ 창출의 첫걸음으로 전기차 부품 전용공장을 짓기로 한 뒤, 15만㎡의 터에 공장을 완공해 지난해 1월부터 가동하고, 2020년 8월엔 황해경제자유구역 포승 지구(경기 평택)에 국내 최대 전기차 전용 부품공장을 건립하기로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광주시가 2019년 1월 현대자동차와 투자협약을 한 뒤 현대모비스 공장을 빛그린산단으로 유치하지 못한 게 참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주시 빛그린산단 내 자율주행 드라이빙 시뮬레이팅 기기. 광주시 제공
또 광주시가 광주형 일자리 시즌2 사업의 중요한 마중물이 될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조성사업 추진 시점도 한발 늦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3월 반도체(경기 용인), 이차전지(충북 청주), 디스플레이(충남 천안·아산), 탄소소재(전북 전주), 정밀기계(경남 창원) 등 전국 5대 소부장 특화단지를 지정했으며, 지금으로선 5곳 외에 추가로 지정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광주시 쪽은 “전기차 수요가 점차 늘 것으로 예상하는 가장 적절한 시점에서 광주형 일자리 시즌2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자동차 부품 소부장 특화단지 조성 필요성도 적극적으로 설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