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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춤 허용업소 조례 청탁한 주류업자 항소심서 감형

등록 2022-03-29 17:25

2019년 광주 클럽붕괴사고 배경
2019년 7월 복층 구조물이 무너져 27명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시 서구 상무지구 한 클럽의 사고 직후 모습.연합뉴스
2019년 7월 복층 구조물이 무너져 27명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시 서구 상무지구 한 클럽의 사고 직후 모습.연합뉴스
2019년 2명이 사망한 광주 클럽 붕괴사고 배경으로 지목된 특혜성 조례 통과를 청탁한 혐의로 1심에서 법정 구속된 주류업자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광주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태호)는 29일 업무상횡령, 변호사법 위반, 부정청탁및금품등수수의금지에관한법률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이상동(60) 광주시체육회장의 항소심 선고공판을 열어 징역 1년2개월에 추징금 5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53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공무의 공정성과 불가매수성(공무원의 직무 행위는 돈에 의해 매수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 에 대한 신뢰성을 훼손해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크다. 이 사건 업무상횡령 범행은 피해액이 적지 않고, 피고인에게는 동종 전력도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자세를 보인다. 추징금 5300만원을 예납했고 업무상횡령 범행의 피해 회사에도 피해액을 모두 변제했다. 피고인의 나이, 환경,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주류유통회사를 운영하는 이씨는 2016년 6월 ‘일반음식점에서 춤을 추는 행위를 허용한 조례’가 서구의회 상임위원회에서 가결되도록 힘을 써주는 명목으로 클럽 운영자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2017년 공무원에게 현금 300만원을 명절 선물 명목으로 건넸다가 거절당하는 등 100만원이 넘는 금품을 제공하겠다는 의사 표시를 한 혐의와 2016~2017년 주류회사 자금 1억1000여만원을 유용한 혐의도 받았다.

올해 1월 1심 재판부는 이씨가 인정한 변호사법 위반, 부정청탁금지법 위반과 함께 업무상횡령 혐의도 유죄로 판단해 법정구속했다.

한편,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던 2019년 7월27일 새벽 2시40분께 광주시 서구 상무지구의 한 클럽 복층(높이 2.5m) 구조물이 무너지며 손님 2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다쳤다. 사고 클럽은 손님들이 춤을 출 수 없는 일반음식점이지만 서구가 2016년 7월 ‘춤허용업소 조례’를 제정하면서 클럽 형태 영업이 가능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당국은 사고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춤 허용 조례 제정 과정에 특혜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이씨를 입건했다. 이씨는 지난해 광주시체육회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했지만, 낙선자들이 선거인단 구성에 문제가 있다며 당선 무효 확인 소송을 냈다. 법원은 이를 인용했고 시체육회가 항소하며 이씨는 현재 직무 정지상태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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