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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과 여순 동백이 피엄수다’ 5개 도시 순회전

등록 2022-04-12 19:04수정 2022-04-13 02:36

‘4·3과 여순’ 함께 조명 특별전
서울·광주·대전·대구·부산에서
12일 개막 광주전 6월26일까지
박진우 제주4·3범국민위원회 사무처장이 12일 광주광역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4·3과 여순 동백이 피엄수다’ 기획전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박진우 제주4·3범국민위원회 사무처장이 12일 광주광역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4·3과 여순 동백이 피엄수다’ 기획전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제주 4·3사건과 여순사건, 대전 골령골 학살사건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처음으로 열렸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4·3사건과 여순사건의 합동 추모행사도 추진된다.

12일 오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라이브러리파크 기획전시관에서는 ‘4·3과 여순 동백이 피엄수다’라고 적힌 입간판이 관람객들을 맞고 있었다. 이날부터 6월26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는 지난해 4·3사건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보상 근거가 담긴 ‘4‧3사건법’ 개정안과 여순사건 진상규명 토대가 된 ‘여순사건법’의 국회 통과를 기념해 마련됐다. 지난달 말 서울을 시작으로 8월까지 광주, 대전, 대구, 부산에서 이어진다.

20대부터 50대까지 서울, 제주, 여수 등에서 활동하는 작가 11명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4·3 사건의 개요와 함께 김대중 정권부터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등 역대 정권이 4·3을 바라보는 시각부터 소개한다. 노무현 정권 때인 2003년 ‘제주 4·3사건 진상조사보고서’가 국가 공식 보고서로 채택되고 2007년 3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이를 인정하며 정치적인 논란을 잠재웠다.

12일 ‘4·3과 여순 동백이 피엄수다’ 기획전시를 시작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라이브러리파크 기획전시관 모습.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12일 ‘4·3과 여순 동백이 피엄수다’ 기획전시를 시작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라이브러리파크 기획전시관 모습.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제주에서 태어난 현아선 작가와 여수의 박금만 작가는 연필과 붓으로 당시 각 지역의 모습을 묘사했다. 전시장 중간에는 임재근 사진작가가 수년간 대전 골령골 등 한국전쟁 학살지를 찾아다니며 찍은 사진을 배치했다. 한국전쟁 직후 이승만 정권은 좌익으로 분류된 대전형무소 재소자와 민간인 7천명을 골령골에서 학살했는데 이 중 300여명은 제주 사람이었다. 이수진 작가는 제주에서 자란 보리와 흙으로 동족상잔과 드러내지 못한 슬픔 등을 표현했다.

16일에는 4·3사건 유족과 여순사건 유족, 5·18 희생자 유족이 전시장을 찾아 국가폭력의 고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전시를 주최한 제주4·3범국민위원회의 박진우 사무처장은 “그동안 각 사건을 주제로 한 전시는 여러 번 열렸지만 모두 아우른 순회 전시는 처음”이라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제주 4·3과 여순사건의 공동 추모제나 행사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임재근 사진작가가 대전 골령골의 한국전쟁 학살지 현재 모습과 학살 당시 모습(사진 중간 흑백)을 교차 배치한 작품.제주4·3범국민위원회 제공
임재근 사진작가가 대전 골령골의 한국전쟁 학살지 현재 모습과 학살 당시 모습(사진 중간 흑백)을 교차 배치한 작품.제주4·3범국민위원회 제공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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