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광주에서 윤동주 성악곡을 선보이는 이세종 작곡가.
윤동주의 시에 곡을 붙여 광주 아픔을 달래는 음악회가 열린다.
‘2022 전일빌딩245 사업단’은 “올해 시민문화체험특화프로그램의 하나로 18일 오후 5시18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1층에서 ‘윤동주, 광주의 아픔을 노래하라’를 주제로 음악회를 연다”고 15일 밝혔다.
이 공연은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이세종(53)씨가 윤동주의 시 19편에 곡을 붙인 성악곡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다. 이 작곡가는 윤동주의 유고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실린 시 19편에 곡을 붙였고 이 중 12개를 무대에 올린다. 이 작곡가와 김은희(이상 피아노), 김지현(플루트), 노래는 윤한나(소프라노), 전진(메조 소프라노), 송태왕(테너), 이하석(바리톤)씨가 무대에 선다. 사회를 맡은 김태일, 정혜정씨는 시를 낭송한다.
공연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서시)를 시작으로 ‘자화상’ ‘돌아와 보는 밤’ ‘병원’ ‘십자가’ ‘길’ 등이 이어지며 ‘별 헤는 밤’으로 끝을 맺는다. 공연은 무료다.
이 작곡가는 3년 전 전남 광양 망덕포구에 있는 정병욱 생가(등록문화재 제341호)를 방문하며 이번 공연을 구상했다.
‘윤동주, 광주의 아픔을 노래하다’ 공연 포스터 일부.
1941년 연희전문학교를 졸업한 윤동주는 시집을 출간하려고 했지만 일제 검열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윤동주는 시 19편이 담긴 육필원고 세 부를 만들어 한 부는 자신이 갖고, 나머지는 스승 이양하 교수와 연희전문 시절 친한 친구이자 후배인 정병욱(1922~1982)에게 건네주고 이듬해 일본 유학을 떠났다.
정병욱은 이 육필원고를 광양에 있는 어머니에게 맡겼고 정병욱의 어머니는 일제 감시를 피해 원고를 항아리에 담아 집 마룻바닥 밑에 숨겼다. 정병욱은 1944년 학병으로 징집돼 일본으로 끌려간 뒤 1945년 해방이 되자 귀국했고 항아리 속 원고를 꺼내 윤동주의 시를 세상에 알렸다.
이 작곡가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19편의 시를 노래로 만드는 데 19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쉽지 않았지만 윤동주의 마음과 생각을 생생히 전달하려고 원작에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곡으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광주 출신인 이 작곡가는 카자흐스탄 알마아타국립음악원 최고과정 등을 졸업하고 호남신학대, 광신대, 광주대 등 강사를 지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