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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수 128년 만에…‘동학 접주’ 김응문 일가 유골 수습 마무리

등록 2022-06-05 15:00수정 2022-06-05 16:06

3형제와 아들 붙잡혀 참수 당해
5월25일 전남 무안군 몽탄면이 한 야산에서 발굴된 전남 무안 동학혁명 참가자 김자문의 머리 유골.후손 제공
5월25일 전남 무안군 몽탄면이 한 야산에서 발굴된 전남 무안 동학혁명 참가자 김자문의 머리 유골.후손 제공

동학농민혁명이 참여했다가 일가족이 희생당한 전남 무안 고 김응문 일가의 유해 발굴작업이 마무리됐다. 후손들은 전문가 정밀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서훈 추진 등 기념사업 방안을 찾고 있다.

김응문의 후손인 김성황 전 농학농민혁명 유족회 회장은 “4월28일 김응문과 둘째 동생 효문, 아들 여정의 유골을 발굴한 데 이어 지난달 25일 막냇동생 자문의 유골을 수습해 선조들의 유해를 모두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무안 몽탄면 차뫼마을 나주 김씨 장손이었던 김응문(1849∼1894)은 1894년 4월 두 동생과 큰아들을 이끌고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해 동학 접주(지역 관리자)로서 무기 공급, 군자금 지원, 훈련 등을 지원했다. 이들은 같은 해 11월 나주 고막원 전투에서 패해 모두 일본군에 붙잡혔고 무안 관아에서 참수당했다. 유족들은 비밀리에 머리만 수습해 안장했고 김응문 일가의 참수는 구전으로만 전해졌다.

5월31일 전남대학교에서 열린 동학농민혁명과 전남 무안 김응문 일가를 조명하는 세미나 모습.전남대 제공
5월31일 전남대학교에서 열린 동학농민혁명과 전남 무안 김응문 일가를 조명하는 세미나 모습.전남대 제공

1992년 후손들은 김응문과 부인 함평 노씨를 합장하기 위해 김응문의 묘를 팠다가 머리 유골만 발견하며 참수사실을 확인했다. 후손들은 연구와 기념사업이 준비되면 다시 발굴하기로 했고 2019년 동학혁명 국가기념일이 제정되자 유해 발굴을 추진했다.

4월28일 1차 발굴에서 김응문의 머리 유골은 온전한 상태로 수습됐지만 효문은 유골 흔적만 발견됐고, 산성 토양에 묻혔던 자문의 유해는 찾을 수 없었다. 2차 발굴에서는 자문의 유골이 석회관에 담겨 있어 온전한 형태로 수습할 수 있었다. 발굴작업에는 후손과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김봉곤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교수 등이 참여했다. 후손들은 충북대 인류진화연구소와 유전체연구기업 디엔에이링크에 김응문과 자문 유골의 정밀 분석을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후손들은 지난달 31일 전남대 평화통일외교센터 주최로 열린 ‘민주·평화·디아스포라 아카데미'에서 발굴 영상 등을 공개했다. 김봉곤 교수는 이 자리에서 “김응문 일가의 유골 발굴은 고려 말 왜구 침략과 조선 초 왜란, 동학을 연결짓는 새로운 계기”라며 “동학의 인내천 사상을 실현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용규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는 1895년 일본군에 맞선 을미의병 120여명에게 서훈을 추서했다”며 “똑같이 항일 구국 투쟁 성격을 띤 2차 동학혁명 참가자도 합당한 예우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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