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광주전남전기지부 조합원들이 7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전 본사 앞에서 총파업 기자회견을 열어 휴식권과 적정 수준의 임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민주노총 광주전남전기지부 제공
광주·전남 배전 전기 노동자들이 정당한 임금과 휴식권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갔다.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신속하게 합의해 여름철 전력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광주전남전기지부(노조)는 7일 오전 11시 전남 나주시 한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배전 전기노동자는 국가기간산업인 전기를 담당하고 있지만 열악한 노동 환경에 처해있다. 이를 해결하기 전까지 8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파업에는 광주·전남 67개 한전 협력업체 소속 조합원 830여명 참여했다.
노조는 “광주·전남 배전 전기노동자는 동종업계 전국 최저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추락과 감전의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며 “하지만 사쪽은 전기노동자에게 정당한 노동의 대가는 고사하고 그동안 지급해 왔던 하계 유급휴가(3일) 마저 없애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올해 4월 대법원 판례에 따라 한전은 도급자로의 지위를 가지고 배전현장을 관리 감독해야 한다”며 “광주전남지역 한전 협력회사 중 하도급 비율이 58%로 파악돼 한전의 불법 하도급 묵인과 소홀한 관리 감독으로 배전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하계 유급휴가 3일 보장, 전국 평균 수준의 임금 지급, 안전 대책 수립과 직접 고용, 성실한 교섭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전 홍보실은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이른 시일 내에 협의를 이끌겠다”며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안전 대책은 노동계와 협력업체, 한전이 공동으로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7월28일 오전 9시52분께 전남 곡성군 석곡면에서 전신주 전선 철거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이아무개(27)씨가 갑자기 쓰러져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인 불명으로 나왔으나 노조는 감전사, 한전 쪽은 지병을 원인으로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같은 해 11월5일에는 경기 여주시에서 한전 하청업체 소속 김다운(38)씨가 전신주에서 작업하다 고압 전류에 감전돼 숨졌다. 김씨 사고 이후 한전은 전신주 작업을 할 때 작업용 바구니를 이용하도록 했는데 지난 4월22일 곡성군에서는 협력업체 노동자 최아무개(46)씨가 전신주 변압기 설치 작업 중 작업용 바구니에 떨어지며 하반신이 마비되는 중상을 입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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