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미술관이 개관 30주년을 맞아 4월26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본관 제1~2전시실에서 열고 있는 현대미술전 ‘두 번째 봄’ 전경.광주시립미술관 제공
1992년 8월 광주문화예술회관 별관에 문을 연 광주시립미술관은 서울을 제외한 지방자치단체의 첫 공립미술관이다. 오지호, 천경자, 허백련 등으로 대표되는 남도 화단을 소개하고 신진 작가를 양성하려는 목적으로 건립됐다. 1995년 광주비엔날레 창설, 2014년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광주 지정 등을 이끌며 전통과 현대미술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이 개관 30주년을 맞아 지역작가 33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현대미술전 ‘두 번째 봄’을 4월26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본관 제1~2전시실에서 연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 개관의 의미와 역할, 한국미술계 내 광주미술의 위상을 살펴보는 자리로 꾸며졌다. 주제 ‘두 번째 봄’은 계절의 시작인 봄과 ‘바라본다’는 의미를 동시에 뜻한다.
참여작가는 미술관 개관 뒤 활발하게 활동하는 40∼60대 중견작가로 구성했다. 1부 ‘항해의 시작-역동과 실험’은 광주정신을 화폭에 담거나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린 작가들 중심으로 1990년대 전후 광주미술을 조망한다. 참여작가는 송필용, 허달용, 임남진, 손봉채, 조근호, 박문종, 윤남웅, 박정용, 정광희, 김상연, 강운, 김광철 등이다.
광주시립미술관 30주년 기념전시에 출품된 주홍 작가의 ‘우크라이나에 평화를’ 설치작품.광주시립미술관 제공
송필용 작가가 1986년 수묵 형태로 그린 ‘학살-금남로’, 전남 담양의 대나무를 담은 허달용 작가의 ‘담양에서 장마Ⅱ’, 생명체와 무생물 등의 공존을 담은 박정용 작가의 ‘동존-세계일화’ 등이 전시된다.
2부 ‘빛의 도시 광주-뉴미디어아트’에서는 광주 미디어아트의 초창기 작가부터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도시’ 선정 전후 뉴미디어아트를 광주에 정착시킨 작가들을 소개한다. 움직이는 수묵 ‘시가 된 폭포’를 출품한 이이남 작가, 철과 거울, 엘이디를 활용한 작품 ‘파사드’를 제작한 정정주를 비롯한 정기현, 펑크파마, 신도원, 이정록, 조현택, 임용현, 박상화, 진시영, 이매리, 정운학 등이다.
3부 ‘연대와 확장’에서는 2000년대 이후 광주미술을 선보인다. 지구공동체의 평화를 기원하는 주홍 작가의 ‘인권, 기후위기 그리고 예술’, 네온·형광등으로 현대인의 감정을 표현한 권승찬 작가의 ‘완성은 허무하고 높은 것은 불안하다’ 등을 배치했다. 또 최요안, 박인선, 김자이, 신호윤, 김설아, 윤세영, 표인부 등 소재에 얽매이지 않는 역동성을 보여주는 작가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본관 3∼4전시실에서는 1992년 미술관 개관을 기념해 작품을 기부한 작가들을 살펴보는 ‘기증의 시작’ 전시를 이달 26일까지 연다.
생물과 무생물의 공존을 바라는 박정용 작가의 ‘동존-세계일화’ 작품.광주시립미술관 제공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