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수제맥주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보리 재배-맥아 가공-맥주 양조-판매’ 등 수제맥주 일괄 생산체계를 갖추고 있다. 군산시 제공
“군산 수제맥주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그렇다면 마케팅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까?”
전북농업기술원은 군산 수제맥주에 대한 수도권 소비자 50명의 반응을 조사한 결과, 군산 수제맥주의 가장 큰 장점인 국산 맥아 사용 및 전분질 미사용을 강조해 홍보해야 한다고 20일 밝혔다.
전북농업기술원이 군산시 요청으로 농촌진흥청에 의뢰해서 받은 수도권 소비자 50명을 대상으로 군산 수제맥주 16종 가운데 3종(라거맥주, 흑맥주, 밀맥주)을 소비자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지난달 벌여 그 분석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분석은 맛, 색깔, 향기(풍미), 이물감, 목넘김, 거품, 탄산감 등으로 나눠 실시했다.
‘매우 우수’에서 ‘매우 미흡’까지 7단계로 구분해 조사가 이뤄졌다. 오른쪽 그래프를 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해당 분야가 평균 보다 높으면 만족도가 높은 셈이다.
‘매우 우수’에서 ‘매우 미흡’까지 7단계로 나눠 조사한 결과를 보면, 라거맥주(군산맥아 100%)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대기업 맥주가 라거맥주로 거부감이 없으며 목넘김이 좋고 뒷맛이 깔끔했다. 일반 맥주보다 알콜 도수가 높아 취기가 빨리 올라오는 것으로 조사됐다. 목넘김(1.32), 색깔(1.08) 등에서 평균(0.97) 보다 높았다. 전체 7점에서 중간에 해당하는 4점을 뺀 3점이 만점이다.
‘매우 우수’에서 ‘매우 미흡’까지 7단계로 구분해 조사가 이뤄졌다. 오른쪽 그래프를 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평균 보다 높은 분야가 만족도가 높은 셈이다.
흑맥주(군산맥아 80%, 원재료의 하나인 스페셜 몰트 20%)는 매우 진한 검정색에 한약이나 에스프레소 커피를 먹는 듯한 느낌과 탄맛이 많이 느껴져 흑맥주를 선호하는 마니아층 외에는 맛이 강한 편이었다. 특히 밀맥주나 라거와 달리 안주와 어울리지 않는 맥주이고, 일반 맥주보다 알콜 도수가 높아 취기가 빨리 올라온 것으로 나타났다. 목넘김(1.32), 색깔(1.28), 향(0.92) 등에서 평균(0.83)보다 높았다.
밀맥주(군산맥아 60%, 밀맥아 40%)는 거품이 풍부하고 뒷맛이 깔끔하며 시원한 느낌으로 거부감이 없고 탄산 함량 등은 시중 맥주와 비슷했다. 일반 맥주보다 알콜 도수가 높아 취기가 빨리 올라온 것으로 조사됐다. 목넘김(1.50), 거품(1.46), 맛(1.38) 등에서 평균(1.28)보다 높았다.
‘매우 우수’에서 ‘매우 미흡’까지 7단계로 구분해 조사가 이뤄졌다. 오른쪽 그래프에서 평균보다 높은 분야가 만족도가 높은 셈이다.
군산 수제맥주는 국내 유일의 국산 맥아를 사용하고 전분질을 사용하지 않는 순수 곡물맥주이므로 이를 적극 홍보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았다. 기존 수제맥주가 수입 맥아를 사용하는 것을 처음 알았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350㎖에 5000원 하는 가격은 용량 및 수입맥주에 대비해 고가로 인식돼 가격을 낮출 필요가 있는 지적도 나왔다.
김홍기 농업연구사는 “조사를 요약하면 지역농산물(군산 맥아)을 활용하기 때문에 지역에 도움을 주는 점과 군산시에서 청년창업인을 육성하는 등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해 홍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지는 수제맥주 특성에 맞춰 반드시 시음행사도 추진하고, 군산의 유명 제빵제과점, 짬뽕 맛집, 근대문화유산 등과 연계한 관광상품도 개발해 마케팅에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북 군산시는 지역농업(보리)과 청년창업, 도시재생사업을 연계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옛 수협어판장을 개조해 지난해 12월 수제맥주 체험판매관 ‘군산 비어포트’를 열었다. 이곳은 바닷가 카페를 연상시키는 대규모 양조시설과 각기 다른 4개의 영업장을 갖추고, 군산 보리로 수제맥주를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군산 수제맥주를 소개한다. ‘보리 재배-맥아 가공-맥주 양조-판매’ 등 수제맥주 일괄 생산·판매체계를 갖추고 있다.
군산 수제맥주의 공동양조장에서 맥주가 발효되는 과정의 모습. 군산시 제공
맥주의 원료에 해당하는 보리의 싹을 틔워 말린 맥아를 국내 업체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군산시는 국산화를 통해 지역농업 살리기를 시도했다. 맥주보리 전용 재배단지 32㏊(27농가)를 조성했고, 지난해부터 군산맥아를 국내 수제맥주 양조장 15곳에 시제품으로 공급했다. 지역청년들이 4개 수제맥주를 창업했고 현재 16개 제품을 만들고 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