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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말로 고생했당께”…‘북한 찬양죄’ 어부, 두번째 재심도 무죄

등록 2022-06-23 17:53수정 2022-06-23 18:08

억울한 옥살이 남정길씨, 2020년에 이어 혐의 벗어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던 남정길씨가 23일 두 번째 재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던 남정길씨가 23일 두 번째 재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두 번째 재심도 무죄, 참말로 고생했당께.”

반공법의 북한 찬양·고무죄로 억울하게 옥살이한 어부가 52년 만에 혐의를 벗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1부(재판장 정성민)는 23일 반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정길(72)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남씨는 1970년 4월 중순께 전남 신안군 흑산도 해상에서 조업하던 중 다른 선원에게 “김일성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그의 위대한 항일투쟁사가 쓰여 있었고, 사진을 보니 똑똑하게 생긴 위대한 인물이더라” 등 북한을 찬양하는 발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법원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해 남씨에게 징역 1년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검찰의 기소 전 남씨는 경찰로부터 고문과 가혹행위 등을 받아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의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심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기 전, 피고인은 이미 군산경찰서에 갇혀 있었던 것으로 의심된다. 불법 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을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피고인에 대한 가혹행위, 협박, 회유 등이 있었을 것으로 강하게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신문조서는 모두 증거능력이 없고 피고인의 혐의를 인정할 다른 증거도 없다. 이 사건은 공소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재판을 마친 뒤 남씨는 “반공법 위반으로 감옥을 다녀와서 정말 창피하고 사람을 만나지도 못했다. 50년 넘도록 맺혀 있던 한이 싹 풀리는 것 같다”며 웃었다.

앞서 남씨는 1968년 5월24일 연평도 근해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어로작업을 한 혐의(반공법 위반)로 기소돼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과정에서도 경찰의 불법 연행, 구금, 구타, 물고문 등이 있었다. 남씨는 2018년 이 사건에 대해서도 재심을 신청해 2020년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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