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 당선자가 지난 27일 광산구 소촌동 소촌아트팩토리 2층 인수위 사무실에서 구정 방향을 이야기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 제공
박병규 광주 광산구청장은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광주시 경제부시장을 지냈다. 지난 6·1 지방선거에 나와 무투표 당선된 그는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의 대표 상품인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설계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27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대기업을 유치하지 않고도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했다.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시즌2’다.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기초자치단체 단위에 접목할 수 있나?
“광주형 일자리 시즌2를 구상 중이다. 기존 모델에선 (자본을 댈) 대기업 유치가 중요한 축이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다. (광산구에 있는) 하남·평동 국가산업단지에서 대기업의 투자 없이도 광주형 일자리 모델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려 한다.”
―기초자치단체장에겐 버거운 일 아닌가.
“광주형 일자리 모델의 핵심 중 하나는 ‘노사 협력을 통한 일자리 질과 생산성 제고’다. 구체적으로 노사가 머리를 맞댈 수 있도록 유능한 컨설턴트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하남·평동 국가산업단지 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려 한다. 야구 경기에서 3회밖에 뛰지 못하는 선수도 유능한 코치 도움을 받으면 5회까지 뛸 수 있지 않나. 장기적으론 국회와 협력해 ‘뉴딜 경제특구법’을 제정해 노사 상생형 일자리 모델을 법제화하려 한다.”
박병규 광산구청장 당선자가 지난 27일 광산구 소촌동 소촌아트팩토리에서 활짝 웃고 있다. 소촌아트팩토리는 소촌농공단지 관리사무소를 재활용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광산구 제공
―선거 기간에 “광산이 광주의 중심”이라고 했는데, 일반 광주시민 생각은 다르다.
“광주시 행정구역의 45%가 광산구에 걸쳐 있다. 케이티엑스 광주송정역과 공항도 있어 교통 중심지이기도 하다. 버스터미널을 광산구에 유치하려는 것도 이런 지역 특성을 염두에 둬서다. 시와 협의해 이전 예정인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부지에 버스터미널을 유치하려고 한다. 송정역 앞엔 사계절 정원과 스케이트장도 만들고, 인근에 ‘걷고 싶은 길’도 조성할 생각이다.”
―광주의 다른 지역과 달리 광산은 도농복합지역의 특성이 강하다.
“그게 광산만의 유리한 조건이다. 우리 구는 황룡강과 영산강을 끼고 있고, 동곡·평동·삼도·본량엔 아껴놓은 땅도 있다. 이런 천혜의 자원을 잘 활용해 걷고 싶은 길을 조성하는 등 문화·관광의 옷을 광산구에 입힐 참이다.”
―광산엔 외국인 노동자 밀집 주거지역도 있는데, 정주여건이 좋지만은 않다.
“월곡동 등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사는 마을을 밝고 생동감 넘치는 동네로 바꾸려 한다. ‘세계 음식의 거리’ 등 특색 있는 거리를 잘 조성하면 문화관광자원으로서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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