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신공항백지화 공동행동이 최근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힌 유물의 모습. 공동행동 제공
새만금신공항 예정지 주변인 전북 부안 수라갯벌에서 고려청자로 추정되는 유물이 발견됐다. 한 달 전에도 고려말~조선초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녹청자가 대거 발견된 바 있다. 시민단체들은 이를 근거로 새만금신공항 건립 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녹색연합·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등으로 꾸려진 ‘새만금신공항백지화 공동행동’은 12일 보도자료를 내어, “신공항 예정지 북쪽에 임시수로를 내기 위해 갯벌을 2m가량의 깊이로 파낸 모래더미에서 고려청자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이곳에서 생태·문화조사를 벌여왔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현장 조사를 나가 유물을 수거한 뒤 문화재청에 보고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한겨레>에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감정 등의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동행동은 “처음 발견 당시에는 일부만 노출돼 있었지만 모래를 파 보니 거의 원형을 가지고 있는 청자였다. 처음 발견 지점과 반경 20m 안에서 추가로 발견된 점을 미뤄볼 때 과거 침몰선의 물건일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며 “이는 당시의 해저 문화층(당시 문화를 알 수 있는 물건들 및 흔적을 가지고 있는 층)이 뚜렷이 형성돼 있고 문화재가 존재하고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새만금 유역에서 발견한 유물 장소 약도.
공동행동이 이곳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유물 발굴 소식을 전하는 건 새만금신공항 건설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가치가 있는 문화재가 속속 발견되는 점을 들어 신공항 건설을 재고해야 한다는 논리다. 새만금신공항은 2019년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사업에 선정되며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은 뒤 지난 2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하고 지난달 기본계획 고시가 이뤄졌다. 완공 목표 시점은 2029년이다.
김지은 공동집행위원장은 “새만금호 유역은 해양생물의 집산지, 해운업의 이동로, 그리고 다양한 시대를 품어왔던 역사를 안고 있는 곳이다.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취소하고, 매장된 해저 문화재 전수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 공동행동이 최근 추가로 발견했다고 밝힌 유물의 모습. 공동행동 제공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