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4년 14살의 나이로 일본 나고야의 미쓰비시중공업 항공기제작소 공장에 강제동원됐던 양금덕 할머니. 김태형 기자
강제 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 해결 방안을 찾겠다며 한국 외교부가 구성한 민관협의회에 미쓰비시 근로정신대 소송 지원단체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소송 대리인단이 불참한다.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14일 “외교부 민관협의회와 관련해 사단법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소송 대리인단은 참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지난 13일 강제동원 피해 당사자인 양금덕·김성주 할머니의 의견을 들은 뒤 소송 대리인단과 긴급 좌담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 강제 동원됐던 피해자들. 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일본 정부가 사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양금덕(93) 할머니는 “아무리 (돈이) 없어도 사죄 한마디 듣고 싶은 것이 소원이다. 우리나라가 그것 밖에 안 되느냐”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피해자들은 한국 정부가 배상금을 대신 지급하고 이후 일본 쪽에 청구하는 방식(대위변제)이 일부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우리(한국인)가 피해자인데, 왜 한국 정부가 배상하느냐”며 반대한다. 김성주(92) 할머니는 “내가 미쓰비시에서 일했으니, 당연히 미쓰비시가 배상해야 한다. 만약 미쓰비시가 배상을 안 한다고 하면 일본이 우리를 데리고 갔으니 일본 정부가 배상해야 한다”고 시민모임에 말했다.
이국언 시민모임 상임대표는 “일본 기업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한국 법원의 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게 문제의 본질이고,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에 해결책을 마련하려고 하자 한국 정부가 해결책을 찾겠다고 나서면서 오히려 일이 꼬이고 있다. 미쓰비시가 진솔하게 사과하고 배상하는 것이 해결 방안”이라고 말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소송 대리인단은 지난 13일 긴급 좌담회를 열어 민관협의회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
한편, 강제동원 피해자인 양금덕·김성주 할머니 등 5명(생존 2명)은 2012년 법원에 강제동원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2018년 11월 ‘한 명당 1억~1억5천만원을 배상하라’는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미쓰비시중공업이 협의와 교섭을 통한 화해 방식의 문제 해결을 거부했다. 이에 양 할머니 등은 미쓰비시중공업이 한국에서 소유한 상표권 2건과 특허권 6건에 대해 압류명령을 법원에 신청해 받아들여졌고, 매각 결정도 났다. 미쓰비시는 불복 절차를 밟고 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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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미쓰비시의 한국 내 자산 압류 절차 돌입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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