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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탄 커피 먹인 뒤 내기골프…한 게임에서 5500만원 가로채

등록 2022-07-28 13:45수정 2022-07-28 14:12

전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조폭 가담 사기단 붙잡아
전북경찰청 마양범죄수사대장이 28일 내기골프 사기단과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전북경찰청 마양범죄수사대장이 28일 내기골프 사기단과 관련한 설명을 하고 있다. 박임근 기자
사업체를 운영하는 50대 ㄱ씨는 10년지기 친구인 ㄴ씨 및 ㄴ씨 지인들과 지난해 8월께부터 함께 어울려 골프를 몇 차례 쳤다. 골프를 하면서 캐디피 (fee)와 골프장 안 중간휴게소에서 먹을 음료수값 등을 지불하기 위한 내기도 했다.

지난 4월8일 골프 만남에선 1타당 30만~200만원으로 내기 판돈이 불어났다. 내기에 진 ㄱ씨가 이날 잃은 돈은 무려 5500만원이다. ㄱ씨는 상대가 준 커피를 마신 뒤 몸이 이상해 골프를 제대로 칠 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중간에 포기하려 하자 상대가 진통제까지 주며 게임을 계속하길 강권했다고 주장한다. 큰 돈을 잃은 ㄱ씨는 사기를 당했다는 생각이 들어 경찰에 ㄴ씨를 신고했다.

내기 골프를 하자고 지인을 속인 뒤 커피에 향정신성의약품을 타는 수법으로 수천만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기 혐의로 50대 ㄴ씨 등 2명을 구속하고, ㄷ씨 등 또다른 2명은 불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를 보면, ㄴ씨 등이 ㄱ씨에 건넨 커피에는 향정신성의약품 로라제팜이 들어있었다. ㄱ씨가 몸이 이상하다고 느낀 까닭이다. 또 함께 골프친 나머지 3명은 ㄴ씨와 사전에 공모한 상태였다. 경찰은 ㄴ씨 일당의 차량에서 로라제팜 150정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골프장에서 커피에 약물을 타는 영상 등을 확보했다. 사전에 범행을 계획하는 등 죄질이 중하다고 보고 가담 정도가 가장 큰 2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며 “또다른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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