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가족들이 29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하남동 장애인특화사업장 ‘가치만드소’ 내부에 조성된 실내농업 설비를 살펴보고 있다. 입주 장애가족들은 이곳에서 최대 2년 동안 실내농업을 배우면서 일정 수익을 올릴 예정이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발달장애인들은 직업 선택에 제한이 많아요. 취직되더라도 최저 시급을 받는 게 대부분이죠. 실내농업 기술을 배우면 평생직장과 보람을 찾을 수 있으니까 안심이 돼요.”
29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하남동 장애인특화사업장 ‘가치만드소’(가치를 만드는 장소라는 뜻)에서 만난 조경옥씨는 8월 말 입주를 앞두고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이곳은 (재)장애인기업종합지원센터 광주지역센터(광주센터)에서 조성한 2층 규모 실내 스마트농장이다. 조씨는 이곳에서 20대 발달장애 아들과 함께 최대 2년 동안 실내농업을 배우고 창업까지 할 계획이다. 조씨 가족과 함께 입주를 앞둔 나머지 발달장애 네 가족도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 생소한 실내농업에 도전했다고 전했다.
이날 입주설명회에서 지난 5월 공사를 마친 스마트팜 건물 내부가 처음 공개됐다. 식물재배실은 1~2층을 합쳐 330㎡(100평) 규모로, 재배 판을 5단으로 설치했기 때문에 실제 재배면적은 1650㎡(500평)에 이른다. 양분 섞인 물이 담긴 재배 판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태양 대신 빛을 공급하고 있었다. 간단한 조작으로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조명 밝기 등을 조절하고 외부에서도 스마트폰으로 재배실 상태를 알 수 있다. 입주 가족들은 스펀지에 씨를 심어 재배 판에 넣거나 수확, 포장, 청소 등 비교적 큰 힘이 들지 않는 작업만 하면 된다고 센터 쪽은 설명했다.
재배할 작물은 최근 채식·다이어트용 샐러드 재료로 인기가 높은 프릴 아이스(엽채류)로 선정했다. 야외에서는 성장 기간이 90~100일이지만 실내 농장에서는 45일이면 수확할 수 있다고 한다. 센터는 이곳에서 연간 17t을 생산해 9천만원(도매가 기준) 안팎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입주 가족들은 각자 사업자 등록을 한 뒤 협동조합을 만들어 수익을 배분받게 된다. 센터는 세무 업무 등 실무 지원과 함께 발달장애인 대상 사회화 교육, 부모 심리상담도 제공할 계획이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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