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에서 의원들이 매년 5월18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로 제정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논의하고 있다.5·18기념재단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이 지정됐다. 5·18기념재단은 5·18 정신 세계화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5·18기념재단은 “8일 오전 10시30분(한국시각 9일 새벽 2시3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매년 5월18일을 캘리포니아주 5·18민주화운동기념일로 선언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참석의원 67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고 9일 밝혔다. 해외에서 5·18기념일이 제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결의안 발의자는 한국계 최석호 캘리포니아주 의회 하원의원(공화당)을 대표로, 켄 쿨리 법사위원장(민주당), 섀런 쿼크 실바(민주당), 미구엘 산티아고(민주당) 하원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결의안에는 ‘5·18 당시 광주시민은 민주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신념을 보여주며 독재와 권위주의에 맞서 싸우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 ‘군사독재에 억눌려 있던 민족에게 희망을 줬던 5·18은 자유의 나라에 대한 미국 건국 이념과 일치한다’ ‘매년 5·18기념일을 캘리포니아주 5·18민주화운동기념일로 선언한다’ 등이 주요 내용으로 담겼다.
앞서 지난해 12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호남 출신 재미 동포를 중심으로 5·18 기념일 제정과 정신 계승 방안이 논의됐고 미국·유럽 한인단체로 구성된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결의안 제정 준비위원회’가 꾸려졌다. 최석호 의원 보좌관실이 논의에 동참하며 올해 5월18일 결의안이 의회에 제출됐었다. 캘리포니아는 재미 동포 260여만명 중 66여만명이 살고 있으며 ‘5·18 마지막 수배자’ 고 윤한봉 선생이 미국 망명 시절 민족학교를 세웠던 곳이다.
5·18단체는 이번 캘리포니아 의회의 움직임이 5·18 정신 세계화와 매년 5월18일을 유엔 ‘군사·권위주의 방지의 날’로 제정하는 운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기봉 5·18기념재단 사무처장은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지역으로 꼽히고 한인들도 많이 살고 있어 5·18과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다”며 “단순히 5·18을 기념하기보다는 5·18 정신이 가진 책임과 사명을 다 하자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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