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광산구 월곡고려인문화관의 ‘홍범도 장군 특별전’에서 공개한 홍범도 장군 사진(왼쪽)과 올해 문화관 개관 1주년을 기념해 문 빅토르 작가 그린 홍 장군 초상화.광주 광산구 제공
광주 고려인마을에 오는 15일 광복 77주년과 홍범도 장군(1868~1943) 유해 봉환 1주년을 맞아 홍 장군의 흉상이 들어선다.
광주 광산구청은 “15일 광산구 월곡동 다모아어린이공원에서 ‘바람이 되어, 카자흐스탄에서 월곡으로’라는 주제로 홍 장군 흉상 제막식을 연다”고 10일 밝혔다.
청동으로 제작된 높이 1.4m 흉상은 김희상 작가가 제작을 맡아 홍 장군의 강직하고 굳센 기개를 표현했다. 제막식에서는 고려인마을 어린이합창단의 <아리랑> 공연, 홍범도 장군의 주제영상 등이 진행돼 홍 장군의 업적과 고려인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시간도 갖는다.
또 장원창 전 러시아 사할린교육원 원장을 초청해 광산명예구민증을 수여한다. 카자흐스탄에서 한글학교 교사로 재직했던 장 전 원장은 1994년 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 공동묘지에 있던 홍 장군의 유해 봉환을 놓고 남북한의 외교전이 극심했을 당시 홍 장군 묘소를 관리하고 지켰다. 지난해 유해 봉환 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홍범도공원조성추진위원회와 김희상 작가에게는 감사패를 전달한다. 추진위원장은 월곡동에 사는 홍범도 장군의 후손인 홍우표 남양 홍씨 전국 종친회장이 맡고 있다.
앞서 월곡동 고려인마을에 사는 고려인들은 지난해 8월 월곡고려인문화관에서 열린 홍 장군의 유해봉환 기념 특별전시를 계기로 홍범도공원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홍 장군 기념공원과 흉상 제작을 추진했다. 추진위는 김경천(1888~1942) 장군 등 고려인 출신 항일무장투쟁 위인들의 흉상이나 기념비 등을 조성해 고려인들의 항일독립정신을 국내에 알린다는 방침이다.
한편, 평양 출생 홍 장군은 1895년 을미의병, 1907년 정미의병에 참여한 뒤 일제에 국권을 빼앗기자 1911년 러시아 연해주로 망명해 무장독립투쟁을 펼쳤다. 대한북로군 소속으로 1920년 6월 봉오동 전투, 같은 해 10월 청산리 전투에 참여했다. 그는 1937년 고려인 강제 이주 때 카자흐스탄으로 옮겨가 1943년 숨졌다. 정부는 지난해 홍 장군 유해를 봉환해 건국훈장 최고 등급인 대한민국장을 추서하고 대전 국립현충원 독립유공자 묘역에 안장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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