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경기전에 있는 조경묘 정묘. 전주시 제공
조선 건국의 역사가 담긴 전주 조경묘 정묘(肇慶廟 正廟)가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된다. 1771년(영조 47년)에 세워진 조경묘는 전주이씨의 시조인 이한과 그의 부인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이다.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안에 위치해 1973년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16호로 지정됐다.
전주시는 문화재청이 최근 전주 조경묘 정묘 등의 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4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조경묘 정묘에 대해 조선시대 왕실이 주도해 지방에 세운 예제건축(국가의례를 위한 공간으로 단(壇)과 묘(廟)의 형태가 있어 단묘건축으로도 불림)으로, 희소성이 있고, 수준 높은 건축법과 독특한 구조·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는 등 역사적 가치가 높다는 점을 보물 지정 배경으로 설명했다.
조경묘 정묘는 높은 기단, 월대(기단보다 한층 높게 쌓은 단) 조성 등을 통해 품격을 보여주고 있고, 외관도 비례와 균형이 잘 잡혀 있어 당당한 느낌을 준다.조경묘는 창건의 전말과 수리 기록, 의례와 건축 등을 자세히 기록한 ‘조경묘 경기전 수리등록’ 등과 조경묘를 자세히 그린 고지도 및 도형, 일제강점기에 관리한 기록물이 잘 남아 있어 문헌과 실재를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사례로 꼽힌다.
문화재청은 전주 조경묘 정묘의 가치에 대해 30일간의 예고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전주시는 전했다.
시는 조경묘에 이어 현재 조선왕실과 관련한 문화재의 국가지정문화재로의 추가 지정 추진도 계획하고 있다. 전주동물원과 전북대학교 사이에 위치한 전주이씨 시조 이한의 묘역인 조경단이 대표적이다. 조경단은 지난 3월 전북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현재 문화재청에서 사적 심사를 진행 중이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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