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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교’ 만들겠다는 신안군수…“예산 따내려고”

등록 2022-10-04 16:40수정 2022-10-06 18:25

군청 누리집에 “윤석열 대교라니, 제정신입니까?”
박우량 군수 “연도교 예산 절박한 심정 알린 것”
전남 신안군 신의면 신의도에서 바라본 주변 섬 모습.전남도 제공
전남 신안군 신의면 신의도에서 바라본 주변 섬 모습.전남도 제공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가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 신의도와 장산도를 잇는 연도교(섬과 섬을 잇는 다리) 이름을 ‘윤석열 대교’로 짓는 방안을 거론해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신안군청 누리집의 참여 게시판을 보면 이날 이아무개씨는 ‘윤석열 대교라니,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올려 “장산도와 신의도, 하의도를 연결하는 다리 이름을 ‘윤석열 대교’로 짓겠다니, 제정신입니까?…당신 같은 자가 민주당 출신 기초단체장으로 있다는 사실이 참 개탄스럽습니다. 이러니 호남에 소위 말하는 ‘수박’들이 많다고 하죠…”라고 글을 올렸다.

정아무개씨는 ‘윤석열 대교라니?’라는 이름의 게시글에서 “군수 당신 제정신이냐? 뭐가 급해서 대통령 이름을 따서 대교 명칭을 짓는다니 상식이 있는 거냐, 없는 거냐?”라고 비판했다. ‘군수에게 바란다’ 항목에도 전날부터 ‘신안군수 정신 차리세요’ ‘한심하다 못해 화가 난다’ 등 10여개의 비슷한 글이 올라왔다.

페이스북에도 ‘윤석열 이름으로 (지역)정신까지 팔아먹어야 되는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신 놓았나요?’ ‘윤석열 대교 키득키득’ ‘촌스럽게 윤석열 대교가 뭐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는 글이 게재됐다.

‘윤석열 대교’ 논란은 박 군수가 최근 한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신의도~장산도 연도교가 신속하게 설치된다면 ‘윤석열 대교’로 이름을 붙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신안군은 2800억원을 들여 신의면 신의도와 장산면 장산도를 잇는 국도2호선 연도교(2.2㎞) 설치 사업을 10여년 전부터 숙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안좌도, 팔금도 암태도 등과 이어진 장산도는 2019년 4월 천사대교가 개통하며 육지와 연결됐으나 신의·하의도를 오가려면 여객선을 이용해야 한다.

박 군수는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윤석열 대교’ 논란과 관련해 예산을 따기 위한 절박함의 반영이라고 해명했다. 박 군수는 “신의·하의도는 육지와 연결되지 않아 생활이 불편하고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처가 어려워 2주 전 정부 관계자를 만나 연륙교 개설에 힘써달라고 제안했다”며 “지역 주민과 일부 언론에 ‘정부에서 예산을 따낼 수 있다면 윤석열 대교 등 어떤 이름이라도 붙일 수 있다’는 절박한 심정을 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군수는 이어 “우리가 윤석열 대교라고 이름 붙여도 다리 이름은 한국도로공사 지명위원회를 거쳐야 하므로 나중에 다른 이름이 제기될 수 있다”며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신의도를 방문한 적이 있고 2024년은 김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기 때문에 정부가 관심을 가져달라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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