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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그가 있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등록 2022-10-11 18:48수정 2022-10-12 02:35

윤동주 연희전문 후배 ‘백영’ 정병욱
육필원고 간직 1948년 유고시집 출간
고향 광양시 ‘탄생 100돌 기념’ 전시
전남 광양시 진월면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에 전시된 윤동주의 육필 원고. 광양시청 제공
전남 광양시 진월면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에 전시된 윤동주의 육필 원고. 광양시청 제공

왼쪽부터 연희전문학교 재학시절의 윤동주와 정병욱. 광양시 제공
왼쪽부터 연희전문학교 재학시절의 윤동주와 정병욱. 광양시 제공

1941년 시집을 출간하려던 윤동주(1917∼45)는 일제의 검열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시집 원고 세 부를 만들어 한 부는 자신이 갖고 나머지는 스승 이양하 교수와 후배 정병욱(1922∼82)에게 건넸다. 윤동주와 이 교수의 원고는 유실됐으나 정병욱의 원고는 남아 해방 뒤 윤동주의 시가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

광양시는 12일부터 30일까지 광양 진월면 출신인 백영 정병욱 선생 탄생 100돌 기념으로 <시를 품어 빛을 전하다> 특별전을 연다. 광양예술창고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윤동주·정병욱의 모교인 연세대 문과대학과 백영기념사업추진회가 후원한다.

전시에서는 연희전문 학적부, 연희전문 성적표, 졸업증서, 학술원 임명장 등 ‘문서와 선생의 국문학 연구 원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한국문학 집필 자료’, 강의노트, 저서 <한국의 판소리 목차 구상> 등을 전시한다. 또한 ‘광양 진월 자택에서 형제들과 함께한 사진’, ‘소학교 입학 때 부친과 함께 찍은 모습’, ‘윤동주와 정병욱 졸업 기념사진’, ‘윤동주 시비 건립’ 등 사진 32점을 공개한다.

백영 정병욱 선생 탄생 100돌 기념 특별전 포스터. 광양시 제공
백영 정병욱 선생 탄생 100돌 기념 특별전 포스터. 광양시 제공

정병욱은 1940년 연희전문학교에 입학하며 윤동주를 만났고 기숙사와 하숙집에서 2년간 함께 지냈다. 그는 1944년 학도병으로 끌려갈 때 윤동주에게 받은 시집 원고를 어머니에게 맡겼고, 어머니는 이를 광양 집의 마루 밑에 숨겨두었다. 1945년 8월 해방이 되자 귀국한 정병욱은 연희전문 동기, 윤동주 유족과 함께 1948년 1월 윤동주의 첫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펴냈다. 정병욱의 아호 ‘백영’은 윤동주를 평생 잊지 않기 위해 그의 시 ‘흰 그림자’에서 가져온 것이다.

정병욱은 이후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 다시 들어가 졸업한 뒤 부산대, 연세대,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서 재직하며 고전 시가, 고전소설, 한문학 등 국문학을 주로 연구했다. 1974년 판소리학회를 창립해 판소리의 보존 연구에 힘썼으며 1970년대에는 <브리태니커 대백과사전>에 ‘한국문학’ 항목을 집필해 전 세계에 알렸다. 국어교육을 문법과 지식 위주에서 작문과 문학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앞장선 공로로 한국출판 문화상저작상, 3·1문화상,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기도 했다.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에 있는 정병욱 가옥은 ‘윤동주 유고 보존 정병욱 가옥’이라는 명칭을 붙여 등록문화재 제341호로 지정됐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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